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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외무 "北, 미국 안전보장 필요하다는 얘기 여러 차례 해"

북한이 러시아에 미국의 안전보장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여러 차례 했었다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8일(현지시간) 전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막을 내린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 뒤 회의 참석을 결산하는 기자회견을 하며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이같이 소개했다.

라브로프는 "북한이 우리에게 여러 차례 얘기했듯이 우리는 북한에 (미국의) 안전보장이 필요함을 확신하고 있다"면서 "특히 미국이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하려 시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그러하다"고 설명했다.

주요 6개국(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 독일)과 이란 간에 타결된 다자합의를 미국이 일방적으로 파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북한은 중국이나 러시아 등이 참여하는 다자합의보다 북-미 간의 양자 합의에 따른 미국의 안전보장을 더 선호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도 지난 5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해 "평양은 러시아와 중국의 안전보장을 원치 않으며 미국의 보증을 원한다"면서 "북한은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바란다"고 전한 바 있다.

주요 6개국과 이란은 지난 2015년 7월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는 대가로 주요국들이 대(對)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의 합의를 타결한 바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 합의에 대한 재협상을 요구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합의를 파기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라브로프는 "미국은 일부러 북한을 정례적인 모험으로 내모는 도발을 하는 듯하다"면서 "현 상황에서 대화 재개를 위한 조건을 조성하는 것은 더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개적으로 얘기하는 게 좋겠다"며 작심한 듯 미국의 약속 위반을 꼬집었다.

그는 "9월 언젠 가에 미국 동료들이 (내년) 봄까지는 한반도 지역에서 군사훈련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우리에게 알려왔고 우리는 이것을 북한만 평정을 유지하면 (미국이) 대화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러시아는 이 신호를 평양에 전달했고 북한도 '노'(No)라고 말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꼭 이틀 뒤에 10월에 대규모 비정기 훈련을 실시하겠다는 (미국의) 발표가 나왔다"고 상기시켰다.

라브로프는 또 이달 초 한미 공군이 실시한 대규모 연합 공중 훈련도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를 해치는 도발 행위라고 비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전날 빈에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별도의 양자회담을 한 뒤에도 기자들에게 "우리는 북한이 무엇보다 미국과 자국의 안전보장에 대해 대화하길 원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우리는 이를 지원하고 그러한 협상에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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