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런 착취와 횡포를 당하면서도 산업기능요원들은 쉽게 고발하거나 일을 그만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돈도 돈이지만 회사를 그만두면 복무 기간에서 손해를 보기 때문입니다.
이어서 이성훈 기자입니다.
<기자>
산업기능요원이 언제나 을의 입장에서 당하는 건 근로자 이기 보다는 병역의무자라는 약점 때문입니다.
회사를 그만두면 군에 가야 하는 데 근무 기간의 1/4만 군 복무기간으로 인정됩니다.
1년을 일했더라도 3개월만 인정돼 복무기간이 21개월인 육군 현역병은 18개월을 더 복무해야 합니다.
[산업기능요원 : 부당한 대우 당해도 한 1년 남았다고 치면 그냥 버티는 거예요. 왜냐? 어설프게 나댔다가 남은 1년 힘들어지니까.]
끝내 업체의 부당한 대우를 참지 못하면 회사를 그만두거나 전직하는 수밖에 없는데요, 지난해 해고당하거나 사표를 낸 산업기능요원은 486명에 달하는 걸로 집계됐습니다. 해고나 사표 사유는 파악조차 안 되는 실정입니다.
물론 병역 지정업체를 관리하는 제도는 있습니다.
하지만 전국에 6천 400곳이 넘는 업체를 담당하는 병무청 실태조사관은 고작 40여 명. 1명이 160곳의 업체를 맡아야 합니다.
[김승현/노무사 : 산업기능요원이라고 해서 특별히 근로기준법 적용 제외되는 부분이 없고요. 다치신 분들한테는 산재처리를 해 줘야 하는 거고. 임금도 정확히 다 주셔야 하는 거고.]
갑질을 당해도 회사를 떠나지도 하소연하지도 못하는 산업기능요원, 현대판 청년 노예와 다를 게 없습니다.
(영상취재 : 제 일·최준식, 영상편집 : 우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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