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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병 신생아, 3주 검사하고도 "배앓이"…빈번한 오진, 왜?

조동찬 기자 dongcharn@sbs.co.kr

작성 2017.12.07 21:51 수정 2017.12.07 21:59 조회 재생수26,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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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학병원이 뇌성마비라고 오진해 13년 동안 고통받아야 했던 어처구니없는 사연을 지난 이틀에 걸쳐 보도해 드렸지요. 비슷한 사례가 또 있습니다. 경기하는 신생아를 한 달 동안 검사하고도 희소병을 발견 못 하고 단순 배앓이로 오진한 겁니다.

조동찬 의학전문 기자입니다.

<기자>

김 모 씨의 첫아기는 태어난 지 사흘 만에 심한 경기를 일으켜 대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했습니다.

[김 모 씨/희소병 아기 어머니 : 피검사부터 시작해서, 뇌파는 항상 꽂고 있었고 아직 어린데 수면제까지 먹으면서 뇌 MRI 찍었습니다.]

하지만 증세의 원인을 알지 못한 채 3주 뒤 퇴원했습니다.
 
그런데 집에 오자마자 아기의 경기가 재발했습니다. 급히 병원에 전화했는데 병원은 오히려 엄마를 탓했습니다.

[김 모 씨/희소병 아기 어머니 : (병원 측은) 아기는 경련을 안 한 상태로 퇴원했다. '어머니가 왜 의심을 하시느냐?' 하더라고요.]

답답한 나머지 아기가 경기를 일으키는 모습을 휴대전화로 찍어 병원에 보냈습니다.

그런데 병원은 배앓이 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모 씨/희소병 아기 어머니 : 진짜 모르는 사람이 봐도 '애 왜 이래?' 이런 동영상인데 (병원 측은) 그것도 이건 배앓이입니다, 이렇게 딱 하셨습니다.]

김 씨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인터넷으로 희소병 전문의를 수소문해 찾아갔습니다.

유전자 검사를 한 결과 신생아 간질 증세인 '오타하라 뇌전증'이라는 희소병으로 진단받았습니다.

입원과 재활치료가 시급한 병인데도 처음 오진했던 병원은 한 달이나 검사하고도 단순한 경기라며 퇴원시켰던 겁니다.

[강훈철/세브란스병원 소아신경과 과장 : 지금은 여러 가지 이제 약물치료 그다음에 케톤생성 식이요법 등 이런 강력한 치료를 하고 있고요.]

아기는 현재 경기를 멈춘 상태고 재활 치료를 받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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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동찬 기자, 어제(6일)와 그제 보도 이후 뇌성마비 환자들의 문의가 많았다고요? 뇌성마비와 세가와 증후군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나요?

<기자>

화면 보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뇌성마비 아이의 걷는 모습인데요, 걸을 때마다 발의 앞 꼼치가 바닥에 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세가와 증후군은 주로 한쪽 발목이 꼬이듯 안쪽으로 휘는 것처럼 걷는 게 특징입니다.

또 뇌성마비는 아침저녁이 똑같은데 세가와 증후군은 뇌성마비와 달리 아침에 증세가 호전됐다가 저녁에 나빠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앵커>

희소병과 관련된 이런 오진이 많은가요?

<기자>

어제와 그제 보도 이후 문의와 제보가 많이 오고 있는데요, 메일 한 통 보여 드리죠.

21년 동안 정확한 진단을 못 받아 휠체어를 타고 다니다가 우연한 기회에 희소병임을 알고 치료를 받아 이제는 정상 생활을 하는 사례자입니다.

희소병은 이런 경우가 많다는 것이겠죠.

<앵커>

저희가 알려드린 휠체어 소녀 같은 경우 물리치료사가 한눈에 발견했잖아요, 그런데 13년간 의사들은 왜 제대로 진단하지 못했을까요?

<기자>

일단 희소병 전문의가 거의 없습니다.

지금은 조금 나아졌지만, 속된 말로 돈이 안 되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또 희소병 환자가 적다 보니 의사들의 경험도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지난해 희소질환에 대한 특별법이 시행됐는데, 이것도 아직 많이 부족한가 봅니다.

<기자>

특별법대로라면 희소병 전문의료기관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 한 곳도 없습니다.

내년 예산에 310억 원이 배정된다고 하니 기대해 보겠고요, 또 전문의료기관이 없는 만큼 정부는 내년 1월과 2월에 진단받지 못한 희소병 환자들을 모아 국가가 진단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정부의 계획이 나오면 저희도 바로 알려 드리겠습니다.

(영상취재 : 김찬모·김승태, 영상편집 : 정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