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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걷게 된 소녀…대학병원들은 왜 오진했을까?

조동찬 기자 dongcharn@sbs.co.kr

작성 2017.12.07 08:3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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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과징금 8억 원으로 저런 버릇이 고쳐질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뇌성마비라고 잘못 진단을 받았다가 약을 바꿔 먹고 13년 만에 다시 걷게 된 소녀 이야기 어제(6일) 전해드렸는데요.

유명 대학병원들도 줄줄이 뇌성마비로 오진을 했던 이유를 조동찬 의학전문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기자>

지수 씨가 왼쪽 다리를 저는 증세 때문에 지방의 한 대학병원을 찾은 건 세 살 때였던 지난 1999년이었습니다.

당시 병원은 뇌성마비라고 진단했고 2012년까지 13년 동안 이 진단이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해당 병원은 뒤늦게 사과했습니다.

[해당 병원 관계자 : 환자 진료에 관여했던 병원으로서 환자와 가족분들이 힘든 시간을 보낸 점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이 병원뿐만이 아닙니다. 지수 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13년 동안 네 개 이상의 국내외 유명 대학병원을 찾았는데 모두 뇌성마비로 진단했습니다.

그중에는 서울에 있는 유명 대학병원도 있었는데 아무도 지수 씨 병이 뇌성마비가 아닌 세가와 증후군이라는 사실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해당 병원 관계자 : 공식적으로는 2002년 10월부터 2004년 8월까지는 서울 소재 대학 병원 소아과에서 진료도 하고 조직검사도 시행했지만, 그 당시에도 진단이 불명으로 나왔습니다.]

세가와 증후군은 특정 유전자에 이상이 생겨 도파민이라는 뇌 신경 전달물질이 적게 분비되는 병입니다.

200만 명당 한 명꼴로 발생하는 희소병이라 이런 환자를 봤던 의사가 드물었던데다가 이 병이 유발하는 특이한 걸음걸이가 뇌성마비의 증상과 비슷해 오진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해당병원 관계자 : 이 질환(세가와 증후군) 자체가 소아 신경학 교과서에 소개된 시점이 2013년이거든요.]

지수 씨가 만일 희소병을 전문의를 만났더라면 4-5년 더 일찍 오진을 찾아냈을 수도 있습니다.

[강훈철/세브란스병원 소아신경과 교수 : 이 병에 대해서 한 번만 동영상을 보고 이렇게 얘기를 들으면 절대 잊어버릴 수 없는 오진할 수 없는 아주 특징적인 그런 임상증상을 가지고 있어서…]

세가와 증후군은 치료 약을 복용하면 평생 정상 생활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