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만취해 대형 로펌 변호사들을 폭행한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셋째 아들 28살 김동선 씨가 경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김 씨의 폭행 및 모욕 혐의 사건을 '공소권 없음'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김 씨는 지난 9월 29일 새벽 1시쯤 서울 종로구의 한 술집에서 대형 로펌 신입 변호사 11명과 술자리를 하던 중 술에 취해 변호사 2명의 뺨을 때리고 머리채를 잡은 혐의를 받았습니다.
그는 변호사들에게 "존댓말 써라", "허리 펴고 똑바로 앉아라" 등 막말에 가까운 폭언을 한 혐의도 받았습니다.
사건이 뒤늦게 지난달 20일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이튿날 경찰이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고, 대한변호사협회가 검찰에 김씨를 폭행·모욕 혐의로 고발하면서 정식 수사가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김 씨가 지난달 21일 한화그룹을 통해 "피해자분들께 엎드려 사죄드린다"면서 공식 사과하자, 피해 변호사들은 이튿날 경찰 조사에 응하면서 김 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진술했습니다.
폭행죄는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이고, 모욕죄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입니다.
경찰은 반의사불벌죄나 친고죄가 아닌 업무방해 혐의도 검토했으나, 술집 측도 김씨로 인한 피해가 없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술집 CCTV의 디지털포렌식도 시도했으나 시일이 두 달가량 지난 탓에 복원이 불가능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대법원 판결에 따라 김 씨를 소환 조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씨는 올해 1월에도 청담동 술집에서 만취해 종업원을 폭행해 법원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이번 사건 피해 변호사들이 속한 로펌은 한화그룹과 오너가의 각종 법적 자문 등을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