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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변덕 극심한 12월 날씨…원인은?

[취재파일] 변덕 극심한 12월 날씨…원인은?
며칠 전부터 주변에서 기침소리가 잦아졌습니다. 가끔 갑작스러운 재채기에 놀라는 일도 생깁니다. 감기에 걸린 분들이 늘었기 때문인데 11월 하순부터 이어진 변덕날씨가 주된 원인입니다. 짧은 주기의 한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비나 눈도 잦은 이상한 겨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면 올겨울 날씨 얼마나 변덕스러운지 12월 서울 날씨를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12월 첫날은 맹추위가 밀려온 날입니다. 최저기온이 –7.6℃까지 내려갔거든요, 하지만 바로 다음날인 2일에는 기온이 +8.1도까지 오르면서 언제 추웠냐는 듯 날씨가 바로 풀렸습니다.
 
그렇지만 포근한 날씨도 오래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3일까지 포근했지만 4일은 다시 매서운 추위가 밀려와 기온은 –6.1℃까지 떨어뜨리더니 다음날인 5일은 최저기온이 –8.2℃까지 내려갔습니다. 4일 최고기온이 +4.5℃이었으니 단 하루 만에 기온이 13℃ 가까이 내려간 것입니다.

이렇게 기온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사이 눈이나 비도 자주 내려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습니다. 12월 들어 오늘(6일)까지 6일이 지나는 동안 무려 닷새나 강수량이 기록됐습니다. 많지는 않지만 거의 매일 눈이나 비가 내린 셈입니다.

겨울 날씨 변덕으로 거의 매일 한파주의보에 대설주의보까지 곳곳에 특보가 내려졌고 건조한 날씨 때문에 동해안에는 건조주의보가 발효되는 등 위험하다는 시그널이 여기저기서 감지됐습니다. 해안에는 강풍주의보가 해상에는 풍랑주의보도 가세하고 말이죠.

그제 오후 찬바람과 함께 시작한 맹추위도 이틀을 이어가지 못하고 오늘 오후에 바로 풀릴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서울 낮 최고기온은 +5℃까지 오르면서 한결 공기가 부드러워지겠습니다. 목요일인 내일(7일)은 종일 기온이 영상에 머물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이 포근한 날씨 역시 오래 이어지지 못하고 모레(8일)는 다시 추워지겠는데요, 서울 기온이 –7℃까지 내려가고, 파주와 철원 기온은 –11℃까지 떨어지겠다는 것이 기상청의 전망입니다.

눈과 비도 계속 이어져 오늘 밤 중부지방에 비나 눈이 시작된 뒤 내일 아침이나 오전까지 이어지겠고,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또 한 차례 비나 눈이 내릴 가능성이 큽니다. 예상대로 비나 눈일 올 경우 변덕스런 날씨로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12월 초순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파
12월 초반 날씨가 이렇게 변덕을 부리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겨울 날씨는 매서운 칼바람을 동반한 찬 공기가 밀려와 3~4일 추위가 이어지고, 추위가 물러가는 사이 서해상에서 생긴 눈구름이 내륙으로 이동하면서 중부 내륙에 눈을 뿌리곤 하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상당한 파괴력을 가진 추위가 몰려와도 이내 바로 꼬리를 내리면서 물러가고, 그러는 사이 기온이 오르면서 눈이나 비가 자주 내리고 있는 것입니다.

올해 유난스런 겨울 날씨가 이어지는 원인은 한반도 북쪽에 자리 잡은 찬 공기의 흐름이 정상에서 한참 벗어나 있기 때문입니다. 찬 공기를 전하는 파장이 유난히 짧아서 추위가 오래 이어지지 못하고 있고 그 사이 기압골이 자주 지나면서 눈이나 비를 뿌리고 있는 것이죠.

북극 기온이 올라가면서 북극에 머물러야 할 찬 공기가 중위도까지 내려오고 있는 점은 다른 해와 다를 것이 없지만 찬 공기를 전하는 주기가 짧아진 것은 새로운 현상입니다.

최근 한반도의 날씨 변화가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방향으로 진행되는 일이 잦은데요, 학계에서는 앵무새처럼 북극 공기의 남하가 주요 원인이라고만 외칠 것이 아니라 점차 산성화되고 뜨거워지는 해양이 어떤 역할을 하는 지도 면밀하게 따져 봐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미래가 걸린 일인 만큼 보다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해 보입니다.  

이상한 겨울 날씨가 한없이 이어지기는 힘듭니다. 자연의 섭리이기도 하죠. 이 때문에 12월 후반부에는 기압계의 흐름이 바뀌면서 정상적인 겨울 날씨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일단 다음 주 초에는 다시 매서운 한파와 씨름을 해야 할 듯하지만, 이 추위가 풀리면 상당기간 포근한 겨울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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