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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한 획'을 긋는 그 순간…김순기 개인전 '일화'

[FunFun 문화현장]

<앵커>

이어서 문화현장입니다. 오늘(5일)은 찾아가 볼 만한 전시를 소개해드립니다.

권애리 기자입니다.

<기자>

[김순기 개인전 '일화(One Stroke of Painting)' / ~2018년 2월 25일까지 / 아라리오뮤지엄]

하얀 캔버스 위에 우리나라 전통의 오방색으로 정갈하게 제작한 과녁.

원형으로 중첩된 조화로운 색채 위로 화살이 와서 꽂혔던 자리마다 다시 하얗게 붓칠해 활 쏘는 행위가 남긴 순간들의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사계절이 흐르는 가운데 변함없이 활쏘기를 계속하는 작가의 모습을 기록한 미디어 작업은 궁수가 온 정신을 모아 과녁을 향해 활시위를 당겼다 놓는 순간과 작가가 모든 작품의 근본이 되는 첫 한 획을 긋는 순간 사이에 존재하는 어떤 공통점을 넌지시 일러줍니다.

프랑스에 거주하며 앞서가는 미디어 작업을 해온 걸로 알려진 김순기 작가의 7, 80년대 활쏘기 시리즈입니다.

서구에서 전위적인 작업을 해온 작가가 그 창작의 초기 뿌리에 두었던 동양 철학적인 수양의 자세를 엿볼 수 있습니다.

[장연우/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 학예사 : 원로 작가들을 재조명하는 전시를 꾸준히 개최해왔는데, 이번 김순기 개인전 역시 동일한 맥락에서 기획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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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인 개인전 '흡수' / ~12월 10일까지 / 갤러리 담]

다음 생을 이어갈 열매들을 떨구고, 한겨울 속으로 침잠하는 나무, 달로 대표되는 만물의 주기 안에서 싹을 틔울 순간을 고르고 있는 씨앗, 봄을 준비하는 씨앗.

한국화 기법을 바탕으로 채소와 곡식 등 음식 재료를 주로 그려온 최혜인 작가가 여러 단계의 씨앗들을 통해 그려내는 생명과 순환의 단면들입니다.

[최혜인/화가 : 조용하면서도 치열한 '생명성'을 표현해 보고 싶었습니다. 결핍을 통해서 흡수하고, 이걸 통해서 서로 공존하는 과정을 표현해 보고 싶었고요.]

한지에 차분하게 표현한 색감과 구상적인 씨앗 소재에 추상성을 더한 섬세한 묘사가 눈길을 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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