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차가 녹슬고 기름때…랜드로버 "종종 그래요" 황당 답변

<앵커>

새로 산 차인데 곳곳에 녹이 슬어 있고 안에 흙먼지가 있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좀 황당하겠죠. 그것도 수천만 원에 달하는 비싼 차라면 더 그럴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황당한 소비자에게 내놓은 수입차 업체의 답변이 더 황당합니다. 새 차에도 종종 녹이 슬 수 있다는 겁니다.

조기호 기자입니다.

<기자>

2017년식 수입 SUV 차량입니다. 황 모 씨는 지난 9월 이 차를 구입했습니다. 겉보기엔 말끔한 새 차인데 엔진룸 안쪽에는 황톳빛 먼지가 수북하고, 주요 부품에는 녹이 슬어 있습니다.

[황모 씨/랜드로버 차량 구매자 : (이게 몇 달 된 거라고요?) 산 지 두 달 됐어요. ]

차량을 들어 올리자 동력 전달 장치 일부와 바닥 곳곳의 나사에도 녹이 슬었습니다. 출고된 지 2년 된 국산 SUV의 엔진룸과 비교해봐도 부식이 얼마나 심한지 알 수 있습니다.

[황모 씨/랜드로버 차량 구매자 : 제가 (차량) 정비소에 근무를 하니까 발견한 거지 일반 사람들이 과연 이런 거를 발견할 수 있을까요? ]

황 씨가 문제를 제기하자 업체 측은 차량을 점검했습니다. 여기저기 살펴보더니 별문제가 아니라는 반응이었습니다.

[랜드로버 정비 업체 관계자 : (새 차 맞아요?) 침수된 것 같지는 않고요. ]

심지어 같은 차종에서 녹이 스는 다른 사례가 또 있다고 말합니다.

[랜드로버 코리아 관계자 : 사실은 뭐 고객님뿐만 아니라 종종 있습니다. 디스커버리 4죠. 지금은 판매가 안 되고 있는 모델인데 그 모델 같은 경우에는 조향장치에 녹이 슬어서….]

자동차 전문가에게 상태를 보여줬더니 업체의 보관 관리가 부실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이호근/대덕대 자동차학 교수 : 엔진룸 하부에 물이나 모래나 진흙 등이 묻었다면 분명히 침수 차량으로 분류해야 하는 게 맞고, 그럴 경우 소비자에게 반드시 고지를 해야 하는데… ]

수입차 업체는 황 씨에게 보상금 100만 원과 세척을 제안했습니다.

또 올해 1월에 생산된 새 차가 맞지만 수입 통관 절차를 거쳐 판매에 이르는 8개월 정도의 시간에도 녹과 먼지가 생길 수 있다고 해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