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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금지법 '농축수산물 선물비 10만 원' 이번에는 통과될까

청탁금지법 '농축수산물 선물비 10만 원' 이번에는 통과될까
정부가 내년 설 전에 청탁금지법이 허용하는 농축수산물 선물비를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하는 작업을 재시도 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청탁금지법이 허용하는 음식물·선물·경조사비 상한액을 일컫는 이른바 '3·5·10' 규정 개정안을 다음 달 11일 정기 전원위원회에 재상정하겠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27일 부결된 개정안을 그대로 올릴지, 아니면 일부 수정해서 올릴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이낙연 국무총리가 "설 전에 개정할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다"고 발언한 데 이어 권익위가 곧바로 재상정 계획을 밝힌 것은 그만큼 정부의 '개정의지'가 확고함을 뜻한다.

한 번 부결된 사안을 2주일 뒤 재상정하겠다는 것은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통과시키고 싶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청탁금지법을 시행한 지 1년밖에 안 됐다. 절대 손대면 안 된다"는 반대의 목소리가 크지만, 농축수산업 종사자들과 화훼업계에서 지속해서 매출감소 피해를 호소해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청탁금지법으로 농어업 및 축산, 화훼농가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 "3·5·10 규정상 한도를 높이는 방향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전원위는 박은정 권익위원장을 포함해 총 15명으로 구성되며, 재적위원 과반수 출석으로 개의하고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

지난번에 개정안이 부결된 것은 정부로서는 '뜻밖의 사고'였다.

이 총리가 "늦어도 설 대목에는 농축수산인들이 실감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하는 등 수차례 발언을 통해 3·5·10 규정 개정 분위기를 앞장서 조성해놨다.

권익위도 당정, 당정청 협의를 거쳤기에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이 27일 전원위를 통과할 것으로 낙관하고 29일 대국민보고대회를 열어 발표할 준비를 했다.

하지만, 전원위 당일 박 위원장이 국회 정무위 참석을 이유로 회의에 불참하고, 개정안에 대해 미리 설명을 듣지 못한 외부위원들이 농축수산물 선물비 상향 및 가공품 포함 여부를 두고 반기를 들면서 참석 위원 12명 가운데 찬성 6명·반대 5명·기권 1명으로 과반을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처음에는 박 위원장의 불참이 부결을 의도한 '고의적 행동'이 아니었느냐는 해석도 나왔지만, 실제로는 박 위원장이 당연히 개정안이 통과될 것으로 생각하고 불참했다가 '부결'이라는 의외의 결과가 발생했다는 것이 권익위 안팎의 전언이다.

그런만큼 12월11일 전원위에는 박 위원장이 참석해 회의를 주재하고, 그 전에 위원들에게 충분히 개정안을 설명하는 등 사전정지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전원위원회 15명 가운데 사무처장을 겸직하는 권익위 부위원장 1명은 공석이다.

14명 가운데 정부위원이 6명(위원장·부위원장 2명·상임위원 3명)이고, 판사·변호사·교수 등 외부위원이 8명이다.

지난번 전원위에는 박 위원장과 위원 1명이 불참했으나 다음번 전원위에는 14명이 모두 참석한다 하면 8명이 '찬성표'를 던져야 가결된다.

쟁점은 '농축수산물 선물상한액을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올릴지'와 '가공품도 포함해서 올릴지' 여부다.

식사비를 3만원으로 그대로 두고 경조사비를 10만원에서 5만원으로 낮추는 조항, 공립교원의 외부 강의료 상한액을 시간당 3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상향하는 조항 등 개정안의 나머지 조항들은 모두 지난번 전원위에서 의견 합치를 이뤘다.

외부위원들은 농축수산물 선물상한액을 10만원으로 올리는 조항에 반대했고, 특히 농축수산물을 원료·재료의 50% 이상으로 사용한 가공품도 10만원까지 선물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대해 "소비자들이 원료·재료비율까지 확인해서 선물을 구입하지 않는다. 표기법도 헷갈린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가공품을 포함하는 순간 50% 이상이라는 '비율'의 의미가 무색해진다는 우려가 크다.

이에 대해서는 권익위 내부에서도 부정적 의견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권익위가 12월11일 전원위 재상정시 지난번에 부결된 개정안을 그대로 상정할지, 아니면 가공품을 빼거나 일몰제를 적용하는 등 수정안을 만들어 올릴지에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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