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늘어나는 유·아동 스마트폰 중독…이유가 뭐길래?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16년 인터넷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10~19살 사이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 비율은 줄어들었지만 만 3~9살 사이 유·아동의 스마트폰 중독 비율은 2015년 12.4%에서 2016년 17.9%로 늘어났습니다. 전 연령대 중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입니다. 유·아동의 스마트폰 중독 비율이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요?
스마트폰에 의지하는 부모의 양육 태도도 원인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 4살 된 아이를 키우는 30대 직장인 유 모 씨는 "아이에게 스마트폰이 안 좋은 걸 알지만 조금씩 보여주다 보니 이제는 스마트폰 동영상 없이는 밥도 안 먹고 울기부터 한다"며 "잠깐 쓰는 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처음부터 막았어야 하는 건지 후회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남편과 맞벌이를 하는 직장인 이 모 씨는 "스마트폰이 안 좋다는 건 잘 알고 있지만, 나이 드신 부모님께 아이를 맞기는 입장에서 무조건 데리고 나가서 놀아달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아이와 시간을 못 보내는 내 잘못인 거 같아서 미안하다"는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 스마트폰 속 동영상과 게임, 아이들 뇌 균형 깨뜨려 발달장애까지…
아이들은 선택적 분별능력이 부족하고 스스로 제어하는 능력이 떨어집니다. 때문에 유·아동기에 접하는 잘못된 매체들이 아이들의 신체적, 정신적 발달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합니다.
2~8살 사이는 감각 기관과 뇌가 발달하는 시기입니다. 그런데 이 시기에 스마트폰의 동영상, 게임 등의 일방적이고 반복적인 자극에 장시간 노출되면 시각과 청각 발달에 문제가 생기고 좌우 뇌 균형이 깨질 수도 있습니다. 뇌의 불균형은 주의가 산만하거나 또래보다 말이 늦는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지만, 심해지면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나 틱 장애, 발달장애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 "바쁘니까 잠깐은 괜찮겠지" 부모 행동이 스마트폰 중독 만든다…
지난해 한양대 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문진화 교수팀이 발표한 '유아 스마트기기 사용 및 이용수준 현황' 연구에 따르면 유아의 스마트폰 사용이 이뤄지는 상황은 '아이가 원할 때'가 37.7%로 가장 많았습니다. '부모가 다른 일에 집중해야 할 때'는 36.9%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관심을 줄 수 없는 상황에서 장난감 대신 스마트폰을 주는 경우가 많은 겁니다.
한춘근 소장은 SBS와의 통화에서 "어린아이들은 앞으로 벌어질 일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금 당장 보이는 것을 하고 싶어 한다"며 "아이들이 집에 있는 장난감을 마트에서 또 사달라고 하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아이들은 모방으로 학습해 나가기 때문에 부모가 아이 앞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