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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문화예술인들, 국가·MB 상대 손해배상 소송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국가와 이명박 전 대통령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배우 문성근 씨와 희극인 김미화 씨 등 문화예술인들은 오늘(28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와 이 전 대통령, 원세훈 전 국정원장, 김주성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국정원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여론 악화와 이미지 훼손, 프로그램 하차 등 재산상 손해와 정신적 손해도 봤다"고 주장했습니다.

영화계 인사들은 영화진흥위원회 지원에서 탈락하고, 영화 등급심사 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했으며, 한국독립영화협회에 대해 부당한 세무조사가 진행되는 등 피해를 봤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들은 특히 국정원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랐다는 것만으로 정신적 손해가 인정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이 전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 등 비서관을 동원해 문화예술인에 대한 정보수집과 탄압을 국정원에 조직적으로 지시했다"며 "불법행위는 이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문 씨는 "배상 금액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잘못을 법적으로 확인해 역사에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국가가 배상하는 돈은 국민의 세금이니 정부가 배상한 뒤 이명박과 원세훈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기를 바란다"고 요구했습니다.

김 씨는 "과거 잘못한 일이 있었다고 사과하는 것이 상식이 아닌가"라며 "상식을 위해 굽히지 않고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소송에는 '블랙리스트' 문화예술인 34명이 원고로 참여했습니다.

이들은 일단 정신적 손해배상액으로 1인당 500만 원씩을책정하고 향후 소송 과정에서 위자료와 재산상 청구액을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소송을 대리한 법무법인 양재 김진형 변호사는 "블랙리스트 문화예술인들이 모이면 추가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장은 오늘 중으로 법원에 제출할 계획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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