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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퍼할 겨를도 없이…참사 뒤에도 '휴일 근무' 여전

금지 규정 알면서도…휴일 근무 용인한 학교

<앵커>

이민호 군의 학교 친구들은 참사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그제(25일) 토요일에도 휴일 근무를 해야 했습니다. 실습생의 휴일 근무는 위법이지만 현장에서는 지켜지지 않고 학교도 묵인해왔습니다.

김종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민호 군이 숨진 뒤 정치권 인사들이 제주 현장을 찾아 대책 마련을 소리 높여 얘기했던 지난주.

이 군이 다니던 학교의 현장실습생 중 일부는 충격이 가시기도 전인 지난 25일 토요일 휴일 근무를 했습니다.

[故 이민호 군 학교 친구/현장실습생 : 안녕하세요. 주말에도 근무하고 왔어요. (이 친구는 오늘도 일하고 오신 거예요?) 네, 오늘도 일하고 왔어요.]

토요일인데도 저녁 7시 반이 돼서야 퇴근한 학생은 휴일 근무 금지 규정은 현실에선 공허하다고 말합니다.

[故 이민호 군 학교 친구/현장실습생 : 원래 학생들이 '주말은 무조건 쉬어야 한다' 그런 규정이 있잖아요. 그런데 회사가 운영상 그게 안 된대요. 그래서 주 6일 근무제 이렇게 일하고 있는데.]

학교는 당연히 관련 법규를 잘 알고 있지만 휴일 근무를 당연시하는 현실 앞에서 타협하기 일쑤라고 학생들은 말합니다.

[회사가 선생님한테 (현장실습생들이 주말에도 일해야 한다고) 얘기를 했대요. 서약서인가? (그거 받으면) 된다고 해서 그렇게 일 하고 있어요.]

이민호 군이 초과 근무에 휴일 근무까지 했지만 학교의 공장 현장 점검 보고서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현장실습을 나가는 학생들은 법규를 무시하는 장시간 노동은 전국 어디나 비슷하다고 얘기합니다.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 저희 반에 26명이 있거든요. (노동 시간) 7시간 지키는 곳은 딱 한곳 있고, 나머지는 거의 8시간, 9시간, 10시간 (일을 시키죠.)]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 (7시간 초과하는 거에 대해서는 학교에서 알고 계세요?) 네, 다 알고 계시죠.]

교육이라는 허울만 쓰고 있을 뿐 현장실습은 싼값에 장시간 노동을 아무렇지 않게 시키는 탈법 공간이 된 지 오래입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하성원,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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