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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노동 겨우 벗어나도…지적장애인 자립 '막막'

<앵커>

지적장애인을 노예처럼 부리는 노동 착취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이들을 찾아내기는 쉽지 않지요. 그런데 어렵게 찾아내서 구해낸다고 해도 그 다음이 문제입니다.

노동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수박 비닐하우스만 20동 넘는 충북 음성군의 한 농가입니다.

지적장애 3급 조 모 씨는 지난 18년 동안, 곰팡이 핀 방에서 생활하며 매달 5에서 10만 원만 받았습니다.

[조 모 씨/지적장애 3급 : 밥 먹고 일어나면, 또 먹자마자 가서 일해야 하고…해가 길면 (저녁) 7시까지 했어요. 주말은 없어요. 계속 일해요.]

착취에 시달리다가 심장병과 피부병까지 얻은 조 씨는 지난 8월,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의 도움을 받아 가족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지난 2014년, 이른바 염전노예 사건 이후 장애인 학대를 막기 위해 정부는 전국 17개 시도에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을 두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문을 연 곳은 8곳에 그친데다 직원도 한 곳 당 4명에 불과합니다.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 관계자 : 경상북도 같은 경우에는 여의도 면적에 5천 배가 넘는 면적을 감당하는데 한 명은 회계하고, 결국 기관장 포함한 세 사람이 현장조사를 뛰어다녀야 하는 상황인 거죠.]

어렵게 학대받는 장애인을 찾아내도 이들의 사회 복귀를 돕는 쉼터는 전국에 6곳뿐입니다.

게다가, 한 곳당 도울 수 있는 장애인도 많아야 5명입니다.

그나마 장애인 단체에서 운영하는 작업장이 그들의 자립을 돕고는 있지만 이조차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최종태/장애인 보호작업장 대표 : 장애인분들에게 일자리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사회 한 구성원으로서 당당히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거죠. 스스로 자존감이 높아질 수 있는 충분한 계기가 됩니다.]

염전노예 사건 이후 정부가 지적 장애인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해 놓고도 제대로 실행하지 않는다면 지적장애인을 착취하는 악순환을 쉽게 뿌리 뽑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김남성, 영상편집 : 김준희, CG : 서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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