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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집배원 초과근무 기록 조작…"17만 시간 누락"

잇따른 집배원의 과로사와 자살 등으로 집배원 노동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우체국에서 소속 집배원의 초과근무기록을 조작하고 축소해 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렇게 누락된 초과근무시간은 총 16만9천398시간이며, 이에 전체 집배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4천452명이 도합 12억여 원의 수당을 받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신창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우정사업본부에서 받은 '최근 3년간 초과근무실적 전수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서울·강원청을 제외한 전국 7개 지방우정청 관내 우체국에서 집배원 초과근무기록을 축소해왔습니다.

각 지방청 소속 우체국에서 관리자가 공무원 인사관리시스템인 'e-사람 시스템'에 입력된 초과근무기록을 조작하는 방식을 쓴 것으로 추정되며, 이렇게 지난 3년간 축소한 초과근무시간은 총 17만 시간이나 됐습니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 당시 경인청의 초과근로시간 조작 정황이 드러나자 최근 3년간 초과근로시간을 전수조사했습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가장 많은 시간을 누락한 곳은 부산청입니다.

부산청은 1천834명의 초과근무시간 10만5천657시간에 대해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경인청은 696명에 대해 근무시간 3만2천366시간을 줄인 것을 인정하고 지난달 미지급 수당을 모두 지급했습니다.

경북청은 727명의 근무시간 1만9천604시간을 줄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밖에 각 지방청이 줄인 초과근무시간은 전남청 8천761시간(903명), 충청청 2천396시간(180명), 제주청 484시간(69명), 전북청 130시간(43명) 순이었습니다.

우정본부는 지급하지 않은 초과근로수당 12억여 원을 급여일인 이번 달 24일 일괄 지급한다는 방침입니다.

또 인사혁신처와 협의해 'e-사람 시스템'의 한계점을 개선하는 한편 초과근무실적을 6개월 주기로 자체점검할 예정입니다.

이에 대해 전국집배노동조합은 "고용노동부 등 제3의 기관이 이번 일에 대해 조사하고, 우정본부는 상세 지급 내역을 구성원들이 이해할 수 있게 설명회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집배노조는 이런 요구사항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법기관에 우정본부를 고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공무원 인사관리시스템의 임의 조작은 형법 위반(공전자기록위작·변작) 소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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