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간호사, 의료인인가요? 하인인가요? <전국 간호사 처우 개선 청원>'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간호학과에 재학하고 있는 간호 학생'이라며 자신을 소개한 청원인은 "간호사와 간호 학생들은 곯은 상처가 이제야 터졌다는 반응"이라며 간호사의 부당한 처우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간호사의 근무복이 불편하고 비능률적이라는 점과 간호사 내 '태움 문화' 또한 언급됐습니다.
청원에 따르면 '태움'이란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으로 선배 간호사가 이유 없이 후배 간호사의 말, 행동 등을 트집 잡아 신체적, 정신적, 언어적으로 괴롭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청원인은 "존경하는 대통령님, 그리고 여러분은 어떤 간호를 받으시겠습니까? 지금까지 환자분들을 위해서 묵묵히 일해 온 간호사분들을 위해 작은 관심 부탁드린다"며 청원 참여를 호소했습니다.
이 청원은 전국의 간호사들을 비롯한 많은 국민들로부터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최근 병원을 그만둔 전직 간호사 A 씨는 SBS 취재진에게 "추가 근무에 대한 수당 없이 하루 12시간 이상 근무는 기본이었다"며 "지속적인 태움에 의해 갑자기 사직을 했음에도 '니가 약해서 여려서 그런 거다' 이런 식으로 말하고 끝이 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청원을 게시한 청원인은 "성심병원 장기자랑 사건이 터지면서 그동안 공공연하게 이뤄졌던 관행들을 알리고 싶었다"며 "지금 무언가를 바꾼다는 큰 기대는 없지만 이걸 계기로 모든 간호사들이 환자를 위해 얼마나 희생하고 노력하고 있는지를 알리고 싶다"고 청원 동기를 밝혔습니다.
A 씨는 "간호사는 의료인이다. 한국에서는 일본식 병원 문화를 그대로 가져와 의사와 간호사가 갑과 을의 관계적인 양상을 만들어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선진국처럼 동료로서 존중해주며 사명감을 가지고 환자에게 최선의 간호를 제공할 수 있는 그런 의료인이 될 수 있게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제보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