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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북·미, 두 달 '방학'은 끝났다…다시 긴장국면으로?

안정식 기자 cs7922@sbs.co.kr

작성 2017.11.21 13:20 수정 2017.11.21 14:21 조회 재생수24,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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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북·미, 두 달 방학은 끝났다…다시 긴장국면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북한을 방문했던 쑹타오 대외연락부장이 3박 4일간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어제(20일) 귀국했다. 북한과 중국 양측에서 쑹타오 특사가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을 만났다는 보도가 나오지 않고 있는데, 현재로서는 두 사람이 만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북한은 오늘(21일) 김정은이 평안남도 덕천에 있는 승리자동차연합기업소를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는데 김정은의 동정을 하루 뒤 보도하는 북한 매체의 보도 행태로 볼 때 김정은은 쑹타오의 방북 마지막 날이었던 어제 쑹타오를 만나는 대신 자동차공장을 시찰한 것으로 보인다.

● 김정은, 쑹타오 만나지 않았다면 왜?

김정은이 쑹타오를 만나지 않았다면 왜 그럴까?

일단 중국의 입장에서는 체면을 엄청 구긴 셈이 된다. 시진핑의 특사 자격으로 쑹타오를 보낸 것은 쑹타오가 시진핑을 대표하는 의미를 지닌 것인데, 김정은이 아예 만나주지 않았다면 시 주석이 무시당했다고 느낄 수도 있는 상황이다. 만약, 중국의 불만이 초래될 것임이 명백한 데에도 김정은이 쑹타오를 만나지 않았다면, 북한 입장에서는 이러한 행위를 통해 중국과 국제사회에 전하려는 메시지가 있었을 것이다.
 
우선 북한 입장에서는 이번 특사의 격이 예전보다 낮아진 데 대한 불만이 있었을 수 있다. 쑹타오는 중국 공산당 19차 대회 결과를 설명하려 방북했는데, 지난 17차나 18차 당대회 당시 중국이 북한에 보낸 특사는 정치국 위원급이었다. 쑹타오 대외연락부장은 정치국 위원보다 직급이 낮은 인사로, 북한 입장에서 보면 최근 중국의 대북 압박 기조 속에서 급마저 낮은 인사를 특사로 보낸 데 대해 불만이 있었을 수 있다.
쑹타오 대외연락부장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이유는 쑹타오를 만나는 것보다 만나지 않는 것을 통해 주는 메시지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쑹타오 특사는 표면적으로는 중국 공산당 대회 결과를 설명하러 가는 것이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지금의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북한의 도발 자제를 촉구하고 대화의 길을 모색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다.

김정은이 쑹타오를 만나 의미있는 결과를 발표하려면 북핵 문제와 미사일에 관해 북중 간에 모종의 ‘알맹이’를 발표해야 하는데, 핵포기는 없다는 입장인 북한이 중국과 공통의 결과물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 최룡해와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을 통해 중국의 메시지를 간접 청취한 김정은이 쑹타오를 직접 만날 필요가 없다는 최종 판단을 내렸을 수 있다. 즉, 쑹타오와의 만남을 거부함으로써 핵포기는 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대외에 과시한 셈이다.

● 미국도 테러지원국 재지정, 대북 압박 재개

미국도 테러지원국 재지정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미 국제사회의 제재가 전방위적으로 행해지고 있어 실질적 의미는 거의 없지만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한다는 정치적 의미가 있다. 또, 지난 두 달간의 소강상태 동안 북미간 진행된 것으로 보이는 물밑접촉 시도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을 공식화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핵포기는 없다는 북한의 마이웨이와 다시 압박을 강화하는 미국의 대북 정책으로 지난 두 달간의 소강상태가 거의 종언을 고하는 분위기이다. 지난 9월 15일 화성 12형 미사일의 태평양 발사 이후 두 달 넘게 중단됐던 북한의 도발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관건은 북한이 추가 실험을 할 정도의 준비가 돼 있냐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두 달간에도 미사일 엔진 실험을 계속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지금까지 보여준 것보다 더 능력이 있는 ICBM급 미사일을 대외에 과시할 수 있느냐가 도발 시점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도발은 언제든 이뤄질 수 있지만, 기념일을 좋아하는 북한의 속성으로 본다면 다음 달 17일 김정일 사망 6주기가 또 한번의 고비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