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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무가베, 퇴진 최후통첩도 무시…"21일 탄핵 착수"

37년째 짐바브웨를 통치해 온 로버트 무가베가 집권당이 제시한 최후통첩 기한 내 공식적으로 사퇴 입장을 발표하지 않으면서 탄핵당할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짐바브웨 언론과 영국 BBC,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무가베 대통령은 현지시간 20일 정오가 지난 시점에도 퇴진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짐바브웨 집권당인 '짐바브웨 아프리카 민족동맹 애국전선', ZANU-PF가 정오까지 퇴진하지 않을 시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한 최후통첩을 사실상 무시한 것입니다.

미국 CNN이 이날 오전 소식통을 인용해 "무가베 대통령이 조건부 사임에 합의했다"고 전했지만, 그의 퇴진 가능성에 관한 어떠한 공식 발표도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집권당 주도의 탄핵 절차도 사실상 시작됐습니다.

ZANU-PF는 최후통첩 시한이 지난 이날 오후 비상 회의를 열고 탄핵 절차에 관한 논의를 개시했습니다.

폴 망과나 ZANU-PF 부사무총장은 "21일 탄핵 절차를 밟기 시작해 22일 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며 "탄핵 절차는 이틀 정도 걸릴 수 있고 우리는 그를 몰아낼 수 있도록 투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ZANU-PF는 또 "무가베는 불안정의 근원이자 법치주의를 존경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며 탄핵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주요 야당인 민주변화동맹도 대통령의 탄핵 추진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여야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아 온 무가베 대통령은 그동안 사퇴에 관한 입장 표명을 공개적으로 한 적이 없습니다.

전날 밤 국영 TV로 생중계된 대국민 연설에서도 "나에 대한 비판과 국민의 우려를 알고 있다"며 자신을 둘러싼 정치적 혼란을 인정하면서도 사임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으로부터 몇 주 내로 전당대회가 열릴 예정으로 내가 그 대회를 주재할 것"이라며 즉각적으로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했습니다.

무가베 대통령을 탄핵하려면 짐바브웨 의회 상·하원에서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합니다.

의회 양원의 다수당인 ZANU-PF는 에머슨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 지지세력과 무가베 대통령의 부인 그레이스 여사를 지지하는 파벌 'G40'으로 나뉜 상태입니다.

짐바브웨 야당이 과거 무가베 대통령 탄핵을 추진했다가 실패한 적이 있으나 이번에는 집권당 내에서도 무가베에 반대하는 기류가 강해 탄핵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됩니다.

현재 의원들이 논의 중인 탄핵 사유는 무가베 가족의 재산 축적, 측근 부패와 권력 남용, 경제 파탄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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