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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서 스러진 나이지리아 젊은 여성 26명, 이탈리아서 합동 장례

이달 초 리비아에서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로 향하다 한꺼번에 숨진 채 발견된 나이지리아 출신 젊은 여성 26명에 대한 합동 장례식이 이탈리아에서 열렸다.

이탈리아 정부는 17일 오전(현지시간) 남부 살레르노의 한 공동 묘지에서 지역 주민과 정치인, 난민 구조대원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지중해에서 스러진 젊디 젊은 나이지리아 여성들에 대한 장례를 진행했다.

희생자들의 시신이 담긴 26개의 나무관 위에는 흰색 장미꽃 한 송이씩이 올려졌고, 가톨릭 대주교와 이슬람 이맘은 기도로 고인들의 넋을 위로했다.

살레르노 시는 이날을 애도의 날로 선포해 각급 학교에 1분 간 묵념의 시간을 갖도록 요청했다.

저녁에는 사망자들을 애도하는 뜻에서 도시의 모든 점광 화면이 소등된다.

나이가 14∼30세에 걸쳐 있는 이들 희생자들은 지난 3일 스페인 선적의 난민 구조선에 의해 지중해에서 시신이 수습된 뒤 살레르노 항만에 도착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희생자들 모두가 자국민으로 추정되자 이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 조사를 촉구했고, 이탈리아 당국 역시 이례적으로 젊은 여성들만 한꺼번에 수장된 것에 의구심을 품고 이들에 대한 부검을 실시했다.

부검 결과 25명의 사인은 익사로 드러났고, 나머지 1명은 옆구리에 상처가 있는 것이 발견됐다.

이들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여성 2명은 모두 임신부인 것으로 밝혀졌다.

유엔 산하 국제이주기구(IOM) 관계자는 성매매를 위해 이탈리아로 밀입국시키려 한 범죄조직에 의해 이들이 희생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IOM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탈리아에 입국하는 나이지리아 젊은 여성의 약 80%는 인신매매 희생자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장례식을 치른 여성 26명과 같은 배를 타고 지중해를 건너던 난민 약 60여 명은 아직 실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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