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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지진 관련 보험 상품, 거의 없는 상태…"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7년 11월 17일 (금)
■ 대담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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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작은 진동에도 전체 생산 라인 멈춰야 할 정도로 민감
- 경주 지진 때 집 완전 파손 900만 원, 반만 파손 450만 원 배상
- 장기손해보험에 지진 담보 특약이 있지만 거의 가입 안 해
- 수능 마케팅 기다렸던 기업들, 지진 피해 지원으로 급선회
- 주식 테마주, 첫날 상한가… 다음날부터 떨어져
 
 
▷ 김성준/진행자:
 
한 주 간의 경제 소식을 짚어 보는 시간입니다. 경제포커스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네,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지진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기 때문에 오늘 지진 얘기를 주로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어쨌든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게, 역대 두 번째 규모 강진인데 포항 산업단지잖아요. 제철소, 정유화학 많은데 그나마 큰 피해는 없었던 것 같아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죠. 어차피 진앙지에서 가까운 곳의 공장들의 경우에는 이미 내진설계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울산, 포항에서 가장 가깝죠. 울산에는 정유화학 공장들이 밀집되어 있는데요. 여기 공장들은 규모 7.0의 지진도 견딜 수 있는 수준으로 지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별 영향이 없었고요. 또 포항도 포항제철이 있죠. 구미에는 스마트폰 조립공장이 있고요. 이런 가정 공장, 자동차 공장, 별 영향이 없었고, 그런데 사실 가장 우려가 됐던 건 반도체 공장입니다. 왜냐면 올해 반도체 수출이 없었다면 언감생심 3% 성장도 불가능했고요. 오늘 수출 5천억 달러 달성했는데 반도체가 16% 이상이에요.
 
▷ 김성준/진행자:
 
그럼 뭐, 그냥 반도체로 먹고 사는 나라가 되어 버렸어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그런데 반도체 공장은 진동에 굉장히 민감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반도체 공장은 내진설계를 해도 그게 쉽지가 않다고 그러더라고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그래서 아주 작은 진동에도 전체 생산 라인이 멈춰야 하고요. 거기 들어가 있는 웨이퍼란 모든 웨이퍼는 전량 폐기해야 하는, 굉장히 손실이 클 수밖에 없는데, 다행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장이 주로 경기도 인근과 충북 청주에 위치해 있어서 피해를 거의 보진 않았는데, 그래도 만사불여튼튼, 내진 설계 산업계에도 굉장히 중요한 이슈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제 굉장히 중요한 거 같아요. 우리나라가 지진 안전지대다, 이런 얘기 절대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으니까. 그런데 조금 전에도 우리가 전문가와 인터뷰를 했습니다만, 저는 도시형 생활주택, 원룸도 있고 작은 빌라도 있고, 저는 이런 것들이 필로티 공법인지도 몰랐어요. 당연히 그런 건 줄 알았는데, 이게 정말 위험한 공법이더라고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필로티 건물을 지탱하는 기둥이 박살나니까 2층이 비스듬하게 내려앉았습니다. 이게 지금 실내체육관에서 대기하는 분들, 이거 위험해서 어떻게 2층, 3층 올라가서 살겠습니까? 그런데 왜 이렇게 이런 방식의 공법이, 최근 들어서 급격하게 늘었거든요. 이게 10채 가운데 9채가 필로티식 다주택 가구입니다. 이게 지난 2015년 기준 전수조사 하면 1만4천 가구 정도 되는데, 왜 이렇게 많이 지었느냐, 정부가 지난 2002년에 다세대, 다가구 주택에는 반드시 1층에 주차장 설치를 의무화하라, 그러다보니까 3박자가 맞은 거에요. 사는 사람은 1층은 사생활 보호가 안 되니까 싫어하고, 건축자 입장에서는 지하 공간에 주차장을 만드는 것보다 건축비를 아낄 수 있고, 이러다보니까 1층에는 주차장, 내지는 상가, 그 위에는 주거 공간, 이런 구조가 난립한 건데요. 문제는 이게 좌우로 굉장히 심한 지진이다 보니까 정말 화면에서 보는 끔찍한 양상이 나타나는데, 사실 2015년부터 계속해서 건축물 내진설계를 강화하고 있지만 그 이전에 지어진 것은 법은 소급적용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2015년 이전에 지어진 건물은 필로티가 어떤 구조, 어떤 자재로 만들어졌는지 어렵기 때문에 전수조사해야 되는 거에요. 그러다보니까 문제가 더 커지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다가 아까 얘기를 들어 보니까 건축법이 개정된 이후에 지은 건물들도 공법은, 설계는 필로티로 했는데 그게 실제로 그렇게 지어졌는지는 점검할 방법이 없다는 거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전문가들도 부족하고요.
 
▷ 김성준/진행자:
 
아이고, 참. 우리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을 해 볼 때 건물 기둥이 엿가락처럼 휘어졌다든지, 벽돌이 쏟아져서 차량이 망가졌다든지, 집 안 여러 가지 가전제품이 망가졌다든지 이런 것들, 이건 천재지변이잖아요? 그럼 보험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지난 해 경주에서도 지진이 발생했죠. 당시 정부에서 얼마를 지원해줬냐면, 집이 완전히 파손되면 900만 원, 반이 파손되면 450만 원을 지원했습니다. 주택 복구비로. 이게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이 된 이후에, 물론 이게 굉장히 여러 가지 돈을 쓰고, SOC, 전기, 수도, 가스 이런 걸 하다 보니까 턱없이 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이었는데, 그러다보니까 개인적으로는 민영보험에 가입하는 방법밖에 없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우리가 상식적으로 보험을 가입해도 약관 같은 데 보면 천재지변은 안 해준다, 이런.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지진보험, 치면 없습니다. 지진보험은 없기 때문에 지진으로 집이나 건물이 무너졌을 때 보상을 받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 보험이 있는데요. 일단 아까 말씀하셨습니다만 일반적인 장기손해보험에 지진 담보 특약을 들었느냐, 정기적으로 내는 돈에다가 플러스 알파, 자기가 옵션으로 했느냐, 그게 중요하고요. 그런데 거의 가입 안 했어요.
 
▷ 김성준/진행자:
 
그걸 누가 가입하겠어요? 언제 지진이 난다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두 번째가 정부가 보험료 절반 이상을 보조합니다. 주로 홍수나 지진, 해일 같은 농어민을 위한 건데요. 보상 범위가 다양한 풍수해 보험인데 그것도 가입률이 거의 0%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가 기업이 주로 가입하는데요. 모든 위험을 담보하는 재산종합보험이 있는데, 이 역시 전체적인 특약까지 가입하는 사람은 전체 5% 남짓이거든요. 그러다보니까 이게 사실 물론 상해보험이나 실손보험의 경우에는 자기가 숨졌거나 다쳤다고 하면 보상이 되지만, 그런데 자동차도 완전히 예외입니다. 지진으로 파손되면 자차보험으로 보장이 안 됩니다. 그러다보니까 이런 것에 대한 보험이 굉장히 일본처럼 발달이 되어야겠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일본은 그렇게 특약으로 따로 돈을 받고 그러지 않나보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관련 보험도 있고요. 지진 보험 관련해서도 가입률이 굉장히 높고요. 6~70%까지.
 
▷ 김성준/진행자:
 
일본이야 지진을 안고 사는 나라니까... 이것도 딜레마네요. 그렇다고 우리가 언제 지진이 난다고 특약까지 하면서 보험 들 사정도 아닌 거고, 고민이네요. 어쨌든 이번에 여러 가지 피해를 본 분이 이재민만 해도 1800명 가깝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기업들이 여러 가지 재난 지원을 하는 모양인데 이 분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으려면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좀 소개해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사실 수능 마케팅 기다렸던 유통업체, 항공업체, 여행업체들이 많은데요. 일단 천재지변이라는 특수상황이기 때문에 이벤트 마케팅은 일주일 연장하는 대신에 피해 지원으로 급선회하고 있는데요. 포항 지역 내에 위치한 대형마트, 편의점주들이 자진해서 포항의 실내체육관에 지진 피해자들이 모여 있지 않습니까? 수천 명이 모여 있거든요. 생필품이 워낙 부족합니다. 그러다보니 여기에 생필품, 구호용품 발 빠르게 지원하고 있고요. 그리고 주요 여행사들은 수험생 가족들 수능 끝난 다음에 패키지 가족여행 많이 준비해 놨었는데, 이거 예약을 취소하거나 일부 연기한다 하더라도 수수료 없이 해 주겠다는 거고요. 일부 은행들도 금융지원을 해 주고 있고, 그리고 호텔, 공연업계 역시 수능으로 인해 취소하더라도 위약금 받지 않겠다는 건데 이건 당연히 해야 할 도리고요.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이 혼란스런 틈을 타서 또 우리가 항상 이런 일이 벌어질 때마다 주식시장을 바라보면 무슨 테마주, 무슨 테마주, 지진 테마주도 당연히 있죠? 이번엔 어떻습니까?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이것을 기회로 돈 버는 사람들은 꼭 있습니다. 주식시장에서 순식간에 테마주를 만들고 치고 빠집니다. 당연히 지진 수습하려면 허물어진 건물 개보수 작업은 필요한데, 그래서 주식시장은 이것을 테마주로 엮어서 주가를 첫날 상한가 칩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부터 떨어집니다.
 
▷ 김성준/진행자:
 
저는 한동안 몰랐는데 요즘 상한가가 30%라면서요? 플러스 마이너스 상한가가.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지난해에도 경주 지진 때도 똑같은 현상이 나타났거든요. 첫날만 오르고 나중에 한 달 지나고 보면 떨어지거나 제자리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절대, 이건 거의 불나방과 같은 투자수법이에요. 갑자기 주가를 올린 게 개인이 뒤늦게 매수하면 고점에 매도하고 빠집니다. 굉장히 조심해야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빠지기 시작한다고 해서 쉽게 팔 수도 없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팔 수도 없어요. 왜냐면 시가총액이 굉장히 적고 물량이 적기 때문에 거의 하한가 수준에서 팔아야 하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그러지 맙시다, 정말. 어쨌든 천재지변까진 막을 수 없지만 천재지변이 주는 경제적 피해는 최소화해야 되잖아요. 이런 저런 우리가 법규나 여러 가지 보완해야 될 것들을 정리해주시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일단 저는 경제적 측면에서요. 아까 보험 얘길 잠깐 했는데, 지진 관련 보험 상품이 너무 없다는 겁니다. 네이버에 지진 보험을 치면 검색 자체가 잘 안 되는 상황이다 보니까, 사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다 하더라도 아까 주택이나 자동차는 거의 피해보상 수준이 미미한 수준 아닙니까? 그러면 정책성 보험 상품을 도입하는 건 어떠냐는 겁니다. 풍수해 보험은 취지가 농업과 농어민을 자연재해로부터 보호하는 거거든요. 그러면 지진도 지금은 전 국민이 우려하는 대목이니까 같은 맥락에서 오히려 금융당국이 현 시점에서 물적 피해 뿐 만 아니라 이런 여러 가지 건물이나 자동차와 같은 가장 갖고 있는 소비재 가운데 비싼 거거든요. 국민이 안심하고 가입할 수 있는 정책성 보험이 가미한, 전체를 해 주진 않더라도 일부를 보조해 줄 수 있는, 왜냐하면 개인과 민간보험만으론 감당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민간보험들은 잘 안 만들고요. 이런 부분에 대한 배려가 조금씩 나와야 한다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 외 법규상에 보완할 점들은 없을까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사실 전 깜짝 놀란 게 지진 발생하자마자 문자 받았어요.
 
▷ 김성준/진행자:
 
이번엔 빨랐어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지난 번 경주 때 엄청 욕 먹었거든요. 그래서 이런 매뉴얼을 상시적으로 익히는 것, 위기대응매뉴얼을 익히고, 그래야 적게 다쳐요. 담벼락 옆에 있으면 바로 사망에 이를 수 있죠.
 
▷ 김성준/진행자:
 
이번엔 정말 담벼락 옆에 있다가 잠깐 문자보고 몇 미터만 떨어져도 살 수 있던 그런 기회였던 것 같아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사무실에 있어도 오히려 밑에 들어가야 하는데 허둥지둥하다 벽에 있는 물건이 떨어져서 다치거든요. 이런 위기 대응 매뉴얼을 전국민에게 전파해야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네,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참조은경제연구소 이인철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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