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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역대 국정원장 33명 중 감옥 간 수는? 충격…"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7년 11월 15일 (수)
■ 대담 : 원일희 SBS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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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국정원장, 007 가방에 현금 2억 원 가지고 다녀
- 한 국회의원, 국정원장과 밥만 먹고 돈 봉투 못 받았다고 투덜대
- 특수 활동비를 투명지폐, 보이지 않는 돈이라고 불러
- "사법 처리는 과하다“ vs "靑에 월 1억 상납한 적은 없다”
- 국정원 “민간 기업 상상 못 할 강도로 내부 감사 받는다” 주장
- 역대 국정원장들의 흑역사는 대통령 독대에서 시작


▷ 김성준/진행자:

네. <원일희의 왜?> 해설의 명수 SBS 원일희 논설위원과 함께 하는 시간입니다. 박근혜 정부 국정원장 세 명이 모두 구속되는 사상초유의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정원장 특별활동비, 일명 특활비가 문제죠. 오늘은 국가정보원장과 돈의 흑역사를 짚어보겠습니다. 원일희 논설위원 어서 오십시오.

▶ 원일희 SBS 논설위원:

예. 안녕하세요. 원일희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국정원장 특별활동비. 직접 받아보신 적 있으세요?

▶ 원일희 SBS 논설위원:

물론 받아본 적 없습니다. 받았으면 제가 여기 앉아 있겠어요? 학교가 있겠지. 그런데 제가 간접적으로 경험한 적이 있어요. 누구라고 말씀드려서 특정할 수는 없습니다만. 과거 역대 국정원장 역임하신 분 한 분과 현직 때 밥을 먹은 적이 있습니다. 수행비서가 007 가방을 들고 옆에 따라다녀요. 궁금하잖아요. 저게 무기일까? 우리나라는 핵이 없는데 저게 핵 단추는 아닐 것이고. 궁금하니까 물어봐야 할 것 아닙니까. 저게 무어냐고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웃으면서 하는 이야기가 돈이라는 거예요. 얼마나 들어있는데요 하니까 현금으로 한 2억 될 걸, 그러시는 거예요. 그런데 그 당시에 우리나라 5만원권 없었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그렇죠. 그러면 007 가방에 2억 못 들어갈 텐데.

▶ 원일희 SBS 논설위원:

안 들어가요. 옛날에 실험도 해봤잖아요. 007 가방에는 많이 들어가 봐야 8천만 원이거든요. 그런데 1만 원권과 100달러짜리 미화, 1만 엔 짜리 일본돈. 그러니까 그 당시에는 5만 원 짜리가 없으니까 100달러 짜리와 일본 엔화 1만 엔 짜리가 지금 수표처럼 사용이 된 거예요.

▷ 김성준/진행자:

국정원장 누구신지 몰라도 굉장히 친하셨던 모양이에요. 저도 국정원장과 안기부장과 몇 분 만나봤는데 그 가방을 봤어요. 가방을 봤는데 물어봐도 대답을 안 해주시던데. 그래서 저는 무슨 무기류인 줄 알았지 돈이 들어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네요.

▶ 원일희 SBS 논설위원:

그게 돈이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국정원장 특활비예요. 그러면 또 물어봐야 될 것 아닙니까. 궁금하니까. 현금을 왜 그렇게, 국정원장, 정보기관장이 돈이 필요하냐고. 비서가 다 카드로 결제해주고 그러는데 돈이 왜 필요하십니까 물어봤더니 머뭇대면서 간첩 잡는 공작비가 급하게 필요할 때도 있고. 그러고요? 그랬더니 말 안 듣는 의원들 만나서 쓸 때도 있고. 여기에 저는 무슨 말인지 다 알아들은 거예요. 그런 에피소드가 한 번 있고. 같은 시기에 당시 국회의원들에게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국정원장과 밥을 먹자고 해서 밥을 먹었는데 진짜 밥만 먹고 헤어졌다는 거예요. 그러면 국정 현안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밥 먹자고 해서 밥 먹었는데 뭐가 문제냐고 했더니 요즘 세상에 밥만 먹는 사람 있어요? 그 얘기는 무엇이냐면. 당시 의원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는데. 국정원장, 국정원 기조실장 이 둘 중 한 명이 만나자고 하면 밥 먹고 이른바 오리발, 우리들 쓰는 은어 있잖아요. 편지봉투에 현금을 넣어서 용돈으로 쓰라고 주는. 쭉 펼치면 그게 오리발처럼 생겨서 정치판 용어로 오리발이라고 하는데. 그 오리발 하나 안 주고 밥만 먹고 헤어졌다고 투덜대던 일이 있어요.

▷ 김성준/진행자:

이게 어느 시점부터 오리발을 주지는 않고 오리발을 내밀기만 하고 그랬던 시절이 시작이 된 거죠.

▶ 원일희 SBS 논설위원:

그래서 국정원장이 사용하는 이른바 판공비. 민간인 개념으로 생각하면 판공비고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특활비라는 게 그들 용어로는 투명지폐라고 했고요, 혹은 눈 먼 돈이라고 했어요. 보이지 않는 돈이에요. 꼬리표가 붙어있지 않은 돈이죠. 그러면 과거 국정원장들은, 안기부장들은 이 특활비를 마구잡이로 썼는가. 궁금해서 제가 쭉 저희 경험과 기록들을 찾아봤는데. YS 김영삼이 집권 이후에 기업으로부터 정치자금 안 받겠다고 선언했단 말이에요. 그런데 그 당시 안기부에 돈을 맡겨놓고 쓰다가 나중에 총선 자금으로 사용된 게 드러나서 큰 문제가 됐다고요.

▷ 김성준/진행자:

네. 결국 무죄가 됐습니다만 그 돈의 출처 갖고 논란이 굉장히 많았죠.

▶ 원일희 SBS 논설위원:

출처는 밝혀졌잖아요. 대선을 치루고 남은 잔금.

▷ 김성준/진행자:

김영삼 대통령이 92년 대선을 치루고 남은 대선자금 잔금을 안기부 계좌에 넣어놨다가.

▶ 원일희 SBS 논설위원:

그렇죠. 안기부에 맡겨놓고 쓴 거예요. 총선용 오리발로 쓰다가 나중에 문제가 됐던 것이고. DJ 같은 경우에는 김대중 대통령은 국정원에서 깨끗한 돈이라도 국정원 돈은 쓰지 말라고 명령을 내렸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대 이종찬 원장이 역시 007 가방에 관행입니다, 깨끗한 돈입니다, 쓰셔도 됩니다, 청와대에 갖고 왔단 말이에요. 그 때 2억이라고 했어요. 그 때 그것을 과감하게 무슨 짓이냐. 큰일 날 소리 한다. 그래서 받지도 않고 돌려보냈다는 게 기자들에게 브리핑 할 정도로 유명했던 일화예요.

▷ 김성준/진행자:

박지원 당시 홍보수석 때 그랬나요? 비서실장 때 그랬나요? 그 말을 한 거죠.

▶ 원일희 SBS 논설위원:

그 당시는 대변인이었죠. 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노갑 고문, 아들 김홍업 씨. 용돈으로 썼던 돈 다 국정원 돈이었던 게 나중에 다 밝혀졌죠.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국정원장들 줄줄이 구속영장 나오고 구속이 되는 여기에서 일부 정치권에서 아니, 관행으로 쓰였던 국정원장 특활비를 가지고 너무 과하게 수사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는데. 그렇게 보면 반은 맞는 말이고 반은 틀린 말이에요. 맞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지금까지 이렇게 국정원장이 국정원에서 썼던 특활비는 정치권의 윤활유처럼 여야 의원들 모두에게 다 조금씩 돌려 쓰던 돈이었다. 그것을 가지고 물론 잘못된 것이지만 사법 처리하는 것은 과하다는 주장이고요. 아무리 그랬어도 이런 식으로 청와대에 월 1억씩 상납한 적은 없다. 아무리 눈 먼 돈처럼 썼어도. 이것은 국고 낭비다. 국고를 횡령한 것이다. 이렇게 주장하는 게 맞서고 있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참 어쨌든 이제까지는 정보부의 수장, 국정원장이 쓰는 돈에 대한 감시나 견제장치는 사실상 없었던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보면 되네요.

▶ 원일희 SBS 논설위원:

맞습니다. 지금 공식적으로 국정원 특활비를 5천억원 규모로 얼추 잡고 있는데요. 추정하고 있는데. 더 큰 문제는 국정원의 특활비 뿐 아니라 각 정부 부처의 숨겨둔 국정원 예산이 따로 있어요. 이것은 국가 안보를 위해서 말 못 할 사정이 있는 게 또 있거든요. 그것까지 다 합치면 두 배로 잡아요. 그래서 1조 정도 규모로 국회가 추정하고 있는데. 문제는 우리 국정감사도 안 받죠, 예산 심의도 없죠. 이것은 완전히 무소불위로, 정말 주머니 쌈짓돈처럼 쓸 수 있는 돈인데. 딱 하나 국정원 내부에서 들리는 얘기로는 그거 그렇게 국민들이 의심하는 것처럼 막 쓰는 돈이 아니고. 이건 직접 워딩입니다. ‘민간 기업에서는 상상도 못하는 강도로 내부 감사를 세게 받는다’ 그 돈을. 이렇게 주장은 하고 있어요.

▷ 김성준/진행자:

그 말도 감사를 해봐야겠네요.

▶ 원일희 SBS 논설위원:

맞습니다. 해봐야죠. 미국 같은 경우를 보면 우리 많이 봐서 알지만 상하원 8개 상임위원회에서 예산 심의를 철저하게 받잖아요. 물론 거기도 영수증 없는 돈 때문에 항상 문제는 되지만.

▷ 김성준/진행자:

거의 미국 같은 경우는 상시 예산결산심의회니까.

▶ 원일희 SBS 논설위원:

그렇죠. 그런데 DNI라고 해서 미국내 17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기구 있잖아요. 이게 미 상하원 8개 상임위에서 심의를 받기 때문에 우리보다는 훨씬 더 촘촘하게 예산 심의를 받고는 있죠.

▷ 김성준/진행자:

참 이게 결국 연관된 얘기입니다만. 역대 정보기관 수장들이, 몇 명인지는 제가 정확하게 모르겠는데.

▶ 원일희 SBS 논설위원:

33명이요. 지금 서훈 원장이 34대더라고요.

▷ 김성준/진행자:

초대 김종필 중앙정보부장부터 시작해서. 그 중에서 감옥 간 사람이 몇 명입니까?

▶ 원일희 SBS 논설위원:

14명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14명이요. 그래도 절반은 안 넘었네.

▶ 원일희 SBS 논설위원:

그래도 감옥 가신 분은 괜찮죠. 김형욱 정보부장 같은 분은 사라지셨고. 사형 당하신 분도 있고.

▷ 김성준/진행자:

얼추 멀쩡하게 끝낸 분이 절반이고. 참 비극으로 끝난 분이 절반이고 그러네요.

▶ 원일희 SBS 논설위원:

역대 정권별로 제가 정리를 하다가 보면서 참 아이러니를 느꼈는데요. 국정원장 끝나고 그냥 온전히 계신 정부는 노무현 정부 때 했던 국정원장들밖에 없어요.

▷ 김성준/진행자:

그 분들은 왜 그랬는지.

▶ 원일희 SBS 논설위원:

대통령이 독대를 안 했어요. 그것 때문에 말도 많았죠. 국내 정치를 포기하는 거냐, 국정원이 역할을 안 한다, 말도 많았지만. 어쨌든 역대 국정원장들 흑역사의 근원은 대통령 독대에서 시작된 겁니다. 그래서 서훈 원장, 지금 현 국정원장 같은 경우에는 유일하게 캠프 출신이 아니잖아요. 정치인 출신이 아니라는 말이죠. 그래서 대통령이 국정원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국정원장의 흑역사도 운명을 달리 한다. 이런 것을 느낄 수 있고요. 미국이나 이스라엘처럼 임기제 한 번 우리 검토해볼 때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임기는 보장해주는 것.

▶ 원일희 SBS 논설위원:

예. 그렇게 해서 정권이 바뀌더라도 정보기관의 수장만큼은 자기 할 일을 묵묵히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줘야 한다. 이런 얘기가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한 번 지켜보겠습니다. 여기까지 하죠. 오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 원일희 SBS 논설위원:

네.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원일희 SBS 논설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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