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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스브스] "막내 장가보낼 때까지 일"…끝내 돌아오지 못한 아버지

SBS뉴스

작성 2017.11.14 08:25 조회 재생수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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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공사 현장에서 담벼락이 무너져서 두 형제가 매몰 돼 형은 숨지고 동생은 부상을 입는 안타까운 사고가 난적이 있었는데요, 동생에게서 어렵게 그날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그날 오전만 하더라도 동생은 그 사고가 전부일 줄 알았습니다. 공사 현장에서 큰 돌이 굴러가는걸 막았다며 다칠뻔한 동료에게 목숨을 구해준 거다 자랑했는데 오후에 또 사고가 날 줄은 몰랐습니다.

점심을 먹고 난 다음 얼마 뒤 공사장 주변 담벼락이 무너져 내렸고 흙더미 속엔 용철 씨와 그의 형 용진 씨가 같이 묻혔습니다.

천만다행으로 용철 씨는 찰과상만 입고 사고현장에서 나왔지만, 형은 끝내 살아서 나오지 못했습니다. 9남매 집안 장남이었던 용진 씨는 부족한 살림에도 가족들을 잘 챙겼습니다.

돈이 생기면 손주들에게 꼬박꼬박 용돈을 주던 할아버지였습니다. 월남전에 참전해 매달 받고 있는 20만 원을 빼면 특별한 수입이 없던 터라 일손을 놓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형수마저 최근 사고를 당해 병원비 대기도 빠듯했다고요. 형 용진 씨는 막내 아들 장가보낼 때까지만 이 일을 하겠다고 자식들을 끝까지 챙기겠다던 책임감이 강한 아버지였습니다.

지난 40년을 묵묵히 공사장을 떠돌며 한 가정과 집안을 꾸려왔던 그는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당시 현장엔 옹벽 지지대도 없었고 안전 관리자도 없었다며 동생은 형이 떠난 사고 현장을 떠올릴 때면 아직도 분하기만 합니다.

김 씨 가족의 생활비와 아내 치료비 후원 마련을 위해 나도 펀딩을 통해 따뜻한 정성을 모으고 있습니다. 막내아들 생각에 편히 숨을 거두지도 못했을 그가 이제는 무거웠던 짐을 내려놓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 "우리 막내 장가는 보내야지"…40년 세월을 공사장에 바친 김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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