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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깁기로 만든 '족보' 판매…문중 사칭해 44억 챙긴 일당

<앵커>

문중 종친회 사업이라며 족보를 팔아 44억 원을 챙긴 사람들이 붙잡혔습니다. 피해자 대부분이 평소 문중 일에 관심 많은 6·70대들이었습니다.

이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종로구의 한 건물에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사무실 여기저기에 책과 택배 상자가 쌓여 있고, 판매원들은 전화 영업에 한창입니다.

[전화 판매원 : 책이 나오면 살펴주시고 마음에 드시면 어떻게 협조 좀 해주시고….]

종친회의 사업인 척 문중 인물들의 역사를 기록한 '족보'를 파는 겁니다.

76살 노 모 씨도 족보를 사주면 수익금을 '문중 발전 기금'으로 쓴다는 이들의 전화 꼬드김에 넘어가 족보의 일종인 '종사 보감' 세 권을 20만 원에 샀습니다.

[노 모 씨/피해자 : 우리 문중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내가 이걸 산 거지, 20만 원이라도 내야죠. 깎을 수 없잖아요, 그걸.]

61살 유 모 씨 등 2명은 '종사편찬위원회' 등 가짜 조직을 만들어 서적이나 인터넷 자료 등을 짜깁기해 족보를 만들어 판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피해자만 모두 2만 600여 명, 71개 성씨로 유 씨 등이 이들에게서 가로챈 돈은 44억 6천여만 원에 달합니다.

대상자는 헌책방에서 입수한 향우회나 로터리클럽 명부로 물색했습니다.

[김영순 경위/혜화경찰서 경제팀 : 60대, 70대 연세 드신 분들은 종친회에 어떤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하면 선뜻 응하기 때문에 대부분 피해자들이 그 연령층이 많습니다.]

경찰은 유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족보 출판업자와 전화판매원 등 24명을 검찰로 넘겼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장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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