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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현실에 등장한 좀비"…'궁금한이야기Y' 신종마약 가능성 제기

[스브스夜] "현실에 등장한 좀비"…'궁금한이야기Y' 신종마약 가능성 제기
‘궁금한 이야기Y’가 서울 한복판에 나타난 좀비 습격 미스터리를 추적했다.

10일 방송된 ‘궁금한 이야기Y’에선 지난달 서울 주택가에서 한 괴한이 사람을 물어뜯은 사건을 다뤘다.

지난 10월 10일, 서울 주택가의 한 빌라에 사는 진우(가명) 씨네 가족이 모두 잠든 새벽 3시경, 갑자기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가 세 번 연속 들렸다. 잠이 깬 진우 씨는 인근 주택에서 발생한 일이겠거니 생각하며 화장실에 가기 위해 방을 나왔고, 그 순간, 거실 한복판에 서 있는 기괴한 형상의 괴한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한 남자가 머리에서 피를 철철 흘리며 진우 씨를 노려보고 있었던 것.

그 남자는 갑자기 괴성을 지르며 진우 씨한테 달려들었고, 진우 씨의 목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요란한 비명에 다른 방에서 자고 있던 진우 씨의 누나가 뛰쳐나오자, 괴한은 그녀에게 달려들어 다리를 물어뜯기 시작했다. 겨우 밖으로 탈출한 진우 씨의 8살 아들이 이웃에 구조요청을 하면서 경찰이 출동했고, 현장에서 괴한은 체포됐다. 진우 씨는 “딱 ‘부산행’ 영화에서 그 좀비, 그 모습하고 너무 같은 행동을 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 남자의 체포과정을 지켜본 목격자들은, 그가 옷을 벗고 괴성을 지르며 발악하는 모습이 마치 약이나 술에 취해 제정신이 아닌 듯 보였다고 했다. 그러나 그에게선 술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고, 경찰의 간이 시약검사에서 약물 또한 검출되지 않았다.

한밤중 갑자기 나타나 사람을 물어뜯어 버린 괴한은 베트남에서 어머니와 패키지여행을 온 관광객이었다. 제작진은 사건의 실마리를 추적하던 중 남자가 범행 전 어머니와 함께 머물렀던 호텔을 찾을 수 있었다. 그 남자를 기억한다는 호텔 직원은 그가 다른 객실의 문을 두드리며 들어가려고 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심한 공격성을 보여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리고 진우 씨 가족을 습격하기 전, 자신의 어머니를 물어뜯은 적도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

이 베트남 남자는 경찰 수사에서 “누군가 머릿속에서 시켰다”, “들어가면 죄를 사하여 준다고 했다” 등의 이상한 말들을 했다. 남성의 어머니는 이 모든 게 아들의 정신질환 때문이라고 진술했다. 베트남에서 10여년 전에 ‘신경증’이란 병명으로 정신과에 입원치료를 받았다는 것.

하지만 정신과 전문의는 “신경증 때문에 이와 같은 범행에 이르렀다는 것은 의아하다”라고 말했다. 과거에 노이로제라고 불렀던 병이 ‘신경증’으로, 불안장애나 가벼운 우울증, 공황장애도 사실 ‘신경증’에 포함이 된다고 설명했다. 신경증이 남을 공격적으로 물어뜯는 기이한 행동을 발생시킨 원인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야기였다.

경찰은 그가 과거 해독센터에서 치료받은 기록을 찾았다. 환각성 물질을 흡입했을 가능성이 있었다. 이에 제작진은 베트남 현지에 연락을 시도, 남성의 가족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남성의 누나는 “동생의 정신질환이 ㅇㅇㅇ 약으로 인해 걸린 거다”라고 말했다. 해석이 안되는 단어에 제작진은 베트남 통역 전문가를 찾아 이 ㅇㅇㅇ의 의미를 찾았다. 결과는 ‘필로폰’이었다. 피의자 누나가 말한 약 이름은 필로폰으로 해석됐다. 누나는 그 약을 동생이 장기간 썼지만, 한국에는 가져갈 수 없어 한국에선 사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사건 당시 이 베트남 남성을 대상으로 간이 시약검사를 했는데 마약은 검출되지 않았다. 하지만 제작진이 만난 전문가는 신종마약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일명 ‘좀비마약’이라 불린다는 신종마약 ‘배스 솔트’를 투약하게 되면 이성을 잃고 옷을 벗은 채 난동을 부리다 사람까지 물어뜯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에선 이 ‘좀비 마약’으로 인한 사건이 여러차례 발생한 바 있다고 한다.

이번 사건의 원인일 수도 있는 배스 솔트는 간이 시약검사로 검출이 안 된다. 전문가는 “신종 마약류에 대한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며 국내 마약수사의 허점을 꼬집었다.

피해를 입은 진우씨 누나의 다리 상처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그런데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피의자가 알고보니 C형간염 보균자였던 것. 진우씨의 누나는 C형간염에 걸렸을 지도 모른다는 또 다른 무서운 가능성 앞에서 두려워하고 있다.


(SBS funE 강선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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