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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금융권 채용비리 수사 본격화…전망은

우리은행 이광구-이대진 연결고리 드러날지 관심

조성현 기자 eyebrow@sbs.co.kr

작성 2017.11.08 12:10 조회 재생수1,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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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금융권 채용비리 수사 본격화…전망은
금융권의 채용비리 의혹 수사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금감원 직원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김용환 NH농협 지주 회장과 김성택 수출입은행 부행장이 수사 선상에 오른 데 이어 우리은행도 7일 이광구 행장실과 자택 등 20여 곳에 대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받았다. 검찰이 금감원으로부터 우리은행 자체 조사 결과를 넘겨받은  지 일주일 남짓 만에 본격 수사에 돌입한 것이다. 고소 고발 접수 후에도 본격 수사로 이어지기까지 시일이 걸리는 사안이 적지 않음을 감안하면, 채용비리 사건에 임하는 검찰 내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우리은행의 압수수색 대상, 그러니까 주요 수사 대상에는 이광구 행장과 남기명 전 부행장, 이대진 전 검사실장, 권호동 전 본부장이 포함됐다. 이 행장은 임기를 1년 6개월이나 남겨두고 지난 2일 사의를 표명했지만 후임 행장이 선정될 때까지 행장직을 유지한 채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검찰이 적용한 초반 혐의는 업무방해. 통상의 채용비리 사건에 적용되는 혐의다. 우리은행 자체 조사에선 단순 추천행위만 있었을 뿐 채용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강제 조사권이 없던 내부 감사였던 데다 조사에 응하지 않은 피조사인이 많았다는 점에서 검찰 조사에서 얼마든지 새로운 사실이 확인될 가능성이 있다.
채용 비리금융계에선 이대진 전 검사실장에 대한 조사 결과에 주목하는 이들이 많다. 이 전 실장은 이광구 행장의 오른팔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광구 행장이 2012년 개인고객본부 부행장으로 부임할 때 이 전 실장은 개인영업전략부장을 맡아 팀웍을 맞췄고, 이후 같은 상업은행 출신으로서 서로 밀고 끌며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왔다. 한 금융계 인사는 "이 전 실장은 이번 채용비리만 아니었다면 이광구 행장 밑에서 부행장까지 쉽게 올라갈 인물"이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이번 리스트에 2명의 추천인(1명은 국기원장 조카, 1명은 모 대학 부총장 이름 도용)으로 이름을 올린 이 전 실장 조사 결과에 따라 이 행장의 관여 여부도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남기명 전 부행장의 경우 우리은행 자체 조사에서 국정원 직원의 딸 이름을 포함해 5~6명의 이름이 적힌 메모를 채용팀장에게 전달해 합격 여부와 사유를 미리 알려달라고 한 '적극적' 행위로 어느 누구보다 강도 높은 수사를 받게 될 전망이다. 메모에 특정인의 이름을 적어 건넨 행위도 눈에 띄지만, 같은 행위를 2015년과 2016년 채용 때 두 차례 반복했다. 특히 남 전 부행장이 추천한 국정원 직원의 딸은 2015년 합격이 취소된 뒤 2016년 다시 합격한 특수한 사례여서 남 전 부행장은 핵심 수사 대상에 포함된다. 

검찰이 진행하고 있는 금감원, 우리은행 채용비리 의혹 수사와 더불어 금융위원회는 산업은행, 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등 금융공공기관 7곳에 대한 지난 5년치 채용 과정을 들여다 보고 있다. 이미 3곳에 대한 감사를 마쳤고, 이달 안에 4곳을 추가로 살펴볼 예정이다. 이어 한국거래소, 신용회복 위원회 같은 금융 유관 기관 5곳에 대한 감사도 잇따라 진행한다. 여기에 연말까지 금융위 홈페이지를 통해 채용비리 건에 대한 신고를 받고 있다.  금융위 자체 감사에서도 몇몇 비리 의심 사례가 파악돼 진상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은행들은 금융감독원이 검사를 진행 중이다. 14곳 시중 민간 은행에 채용 추천 제도 유무를 묻는 체크리스트를 돌렸다. 하지만 금감원의 민간 은행에 대한 조사는 은행들의 자체 답변에 기댄다는 측면에서 실제 비리 여부를 파악하기엔 역부족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