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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이용규가 직접 밝힌 'FA 권리 포기' 이유 세 가지

유병민 기자 yuballs@sbs.co.kr

작성 2017.11.07 08:43 수정 2017.11.07 16:34 조회 재생수7,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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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이용규가 직접 밝힌 FA 권리 포기 이유 세 가지
한화 구단은 어제(6일) 오후 보도 자료를 통해 이용규 선수가 FA(자유계약선수) 권리 행사를 1년 미루고 한화에 잔류한다는 소식을 알렸습니다. FA 시장 개장을 앞두고 이용규의 결정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수십억 원의 계약을 스스로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LG와 KIA에서 선수 생활을 해오던 이용규는 생애 첫 FA 자격을 얻은 지난 2013년 11월 4년 총액 67억 원에 한화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첫 해 어깨 부상으로 수비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기대엔 미치지 못했지만, 2015~2016시즌에는 3할 중반의 타율을 뽐내며 팀 공격의 첨병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올해 다시 부상 악몽에 시달렸습니다. 왼쪽 팔꿈치 통증을 안고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는데, 이후 공을 던지기 힘들 정도로 팔 상태가 나빠져 개막 엔트리에서 빠졌습니다. 4월 20일 1군에 등록했지만, 5월 2일 SK전에서 오른 손목이 골절돼 다시 재활 신세가 됐습니다. 부상이 겹친 이용규는 올해 1군에서 57경기만 뛰고 타율 0.263에 그쳤습니다. 장점이던 출루율도 0.332에 불과했습니다.

올해 FA 등록 일수를 채우지 못했지만, 이용규는 수년간 국가대표에서 활약한 덕분에 두 번째 FA 자격을 획득했습니다. 올해 부진했으나 지금까지 쌓아온 커리어를 감안한다면 다가오는 FA 시장에서 거액의 계약이 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용규는 스스로 FA 권리 행사를 포기했습니다.

그는 구단을 통해 “올 시즌은 제가 보여야 할 모습을 다 보여드리지 못했다. 그 상황에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스스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지금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내년에는 팀 승리에 공헌하는 선수가 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듣기 위해 이용규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결정이 큰 이슈가 됐지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이용규 선수이용규는 “일단 올해 부상 때문에 워낙 경기 수가 적었잖아요. 경기에서 운동장에서 보여준 것이 없었기 때문에 구단에 미안한 마음이 컸습니다. 첫 해도 어깨 부상으로 (경기에) 많이 나가지 못했는데, 올해도 자주 나가지 못했어요.”라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한화에 올 때 큰 기대를 받고 왔습니다. 그 기대에 부응을 해야 하는데, 돌이켜보면 2년은 좋은 모습을 보였다면 2년 반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습니다. 팀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우선 가장 큽니다. 그리고 이 팀에서 목표했던, 팬들과 약속한 포스트시즌에 나가고 싶은 마음도 강합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용규는 그러면서 “내년에 좀 더 몸을 잘 만들어서 보답하고 싶은 마음 뿐입니다. 제 기량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도 강하고요. 이런 제 상황에 아쉬운 면도 많지만 좋은 교훈으로 삼으려고 합니다. 정말 내년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FA 권리 행사 포기를 결심하게 됐습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용규의 인터뷰를 종합하면 FA 권리 행사 포기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풀이됩니다. 먼저 '팀에 대한 미안함'입니다. 부상 때문에 FA 선수로서 자신의 몫을 다하지 못했고, 계약 기간 4년 동안 팀 성적이 하위권에 머물렀다는 점에서 책임을 통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팬과의 약속'입니다. 이용규는 2013년 11월 입단 당시 “개인적인 목표는 하나도 없다. 내가 중간에서 선배와 후배의 매개 노릇을 잘해낸다면 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타선은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는 만큼 투수들이 잘 버텨주고 시즌 초반 고비를 잘 넘긴다면 충분히 가을 야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그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한화는 이용규가 몸 담은 기간까지 10년 연속 가을야구에 실패했습니다.이용규 선수마지막은 '자존심'입니다. 이용규는 승부욕과 자존심이 강하기로 유명합니다. KBO리그 통산 커리어와 국가대표에서의 활약으로도 충분히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지만, 그는 올해 부상으로 자신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FA 계약을 체결할 경우 몸 상태에 대한 의문 부호가 따를 것이고, 이는 이용규 스스로 납득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KBO리그 FA 시장은 매년 과열되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 사상 첫 100억 원 시대를 열었고, 올해 스토브리그는 더욱 뜨거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거액의 계약이 가능한 이용규의 ‘FA 권리 행사 포기’ 결정은 큰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돈이 아닌 약속과 자존심을 우선시하는, 프로 선수의 마음가짐을 보여줬습니다. '독기'를 품은 이용규가 내년 시즌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