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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서 마지막 봉사"…말기암 어르신의 의미 있는 도전

2002 월드컵에서도 암 투병 중 자원봉사 활동

<앵커>

보통 말기 암 환자라고 하면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고통 속에 보낼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소중한 시간을 의미 있게 쓰려는 분들이 많습니다.

말기 암 판정을 받고도 평창올림픽에서 생애 마지막 봉사를 준비하는 70대 어르신을 남주현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평창올림픽 자원봉사자 유니폼 패션쇼 현장입니다.

젊은이들과 함께 당당하게 무대를 누비는 72살 이건주 씨.

건강해 보이지만 지난해 폐암 4기 판정을 받은 말기 암 환자입니다.

[이건주/72세 : 상태도 워낙 안 좋았기 때문에 (여생을) 8개월 정도 생각했어요. 다행히 다른 장기는 괜찮아서 잘하면 1년은 버티겠다 싶어서…]

1년을 살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지만 평창올림픽 자원봉사를 신청했습니다.

이 씨에게는 암도 자원봉사도 처음이 아닙니다.

2001년, 위암 3기 판정을 받고 2년을 버티기 어려울 거라는 말을 들었지만 2002 월드컵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했습니다.

[그때 참 힘들었어요. 몇 번 주저앉고 그랬었는데, 그런 게 오히려 병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나.]

당시 VIP 의전을 맡아 공항을 누비던 이 씨는 이탈리아전 주심을 맡았던 모레노 심판이 안전하게 출국하는 데 일조했습니다.

[(모레노 씨가) 이탈리아팀하고 부딪히면 안 되겠다 싶어서, 이탈리아팀 동선 파악하면서 다른 데로 모시고 다녔어요.]

이후에도 부산아시안게임, 여수엑스포 등 굵직굵직한 국제행사에서 앞장서 봉사했습니다.

죽음의 문턱을 한번 넘었기에 두 번째 문턱도 넘을 수 있다고 믿고 있는 이건주 씨.

말기 암이라는 두려움에 갇혀 있기보다는 하루라도 보람 있는 삶을 사는 게 목표라고 힘줘 말합니다.

[이르거나 좀 늦거나 하는 차이지, 사실 가야 하는 길은 마찬가지거든요. 그 과정에서 내가 병에 끌려다니진 않겠다…]

(영상취재 : 유동혁,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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