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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pick] "이영학 살해 여중생 실종됐다는데…경찰은 TV만 봤다" 주장 제기

[뉴스pick] "이영학 살해 여중생 실종됐다는데…경찰은 TV만 봤다" 주장 제기
이른바 '이영학 사건'의 피해 여중생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을 때 담당 경찰관들이 출동 지령을 어기고 TV를 보고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지난달 30일 밤 11시 20분부터 새벽까지 촬영된 서울 중랑경찰서 사무실 내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여성청소년수사과 수사관들이 출동 지령을 받고도 사무실에 앉아 개인 용무만 보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박남춘 의원 측은 지난달 30일 밤 11시 20분 수사관 한 명이 자리에 앉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TV를 시청하고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나머지 한 명은 사무실 내 파티션에 가려져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때 중랑서 112센터에서 '즉시 출동'을 지시하는 '코드1' 지령이 떨어졌고, 스마트폰을 보고 있던 경찰관은 1분 뒤인 11시 21분에 무전기를 들고 "알겠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무전을 들은 경찰관들이 곧장 현장에 출동하지는 않았다고 박 의원 측은 주장했습니다.

무전기로 연락하던 수사관은 "알겠다"는 무전 응답을 하고 바로 자신의 스마트폰 화면을 다시 봤고 다른 수사관도 계속 TV를 시청했습니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SBS와 통화에서 "스마트폰을 보던 수사관은 동영상을 시청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며 "매뉴얼 상으로는 바로 현장으로 가게 되어있는데 이렇게 개인적인 용무를 보다가 한참 뒤에야 사무실을 나섰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밤 11시 59분에 다른 가정폭력 사건과 관련된 두 사람이 이 경찰서를 방문하기 전까지 이동 한번 없이 계속 스마트폰이나 TV 시청을 이어갔습니다.

새벽 1시 41분까지 다른 사건의 조서 작성을 하던 조사관은 이후 2시 40분이 돼서야 실종 신고가 들어온 지구대에 도착했습니다.

1시 53분부터 2시 10분까지 상봉 파출소에 방문해 다른 업무를 본 뒤 30분이 걸려 망원 지구대에 도착한 겁니다.

왜 30분이나 걸렸는지 묻는 질문을 받은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계장은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습니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당시 경찰관들이 논의를 거쳐 출동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는데 CCTV로는 논의를 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의원은 "수사관들이 TV와 스마트폰을 보던 그 시간은 피해 여중생을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었다"며 "실종사건에 대한 중랑서의 안이한 대응이 끔찍한 범죄를 막지 못한 만큼 철저한 반성과 재발방지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SBS 취재진은 박 의원 측의 주장이 사실인지 중랑경찰서 측에 여러 차례 취재를 요청했지만 해명을 듣지 못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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