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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 고객에 사과 안 했다고…콜센터 "나가라" 해고 통보

<앵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로부터 인격 모독에 가까운 폭언을 들을 때가 있는 콜 센터 직원들은 우리 사회 대표적 감정 노동자입니다. 한 카드사 상담원이 이런 진상 고객을 상담하다가 전화를 끊었는데, 회사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조기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신용카드사 콜센터 직원 A 씨가 한 고객의 전화를 받은 건 지난달 16일 토요일입니다.

이 고객은 대뜸 카드가 안 와 분실 신고를 했다고 말합니다.

[고객 : 카드 발급을 했는데, 잃어버렸는지 아니면 배송기사가 죽었는지 모르겠는데 지금 분실 신고를 했거든요.]

상담원 A 씨는 이틀 전 신규 발급돼 배송 중이라고 안내합니다.

그래도 고객은 카드가 어디 있느냐고 따집니다.

[고객 : 그러니까 카드가 언제 와요? 배송기사가 잃어버렸어요? 그게 어디 갔냐구요?]

[상담원 A 씨 : 지금 저희 쪽에서는 확인이 어렵습니다.]

그러자 상담원에게 폭언을 시작합니다.

[고객 : 아까부터 실실 쪼개더니 이게 미쳤냐? 야! 너 이름이 뭐야? 이름이 뭐냐고!]

[상담원 A 씨 : ○○○입니다.]

폭언을 계속하면 상담이 어렵다는 말도 소용없었습니다.

[상담원 A 씨 : 이렇게 말씀하시면 제가 계속 상담이 어렵고요.]

[고객 : 아니 왜 웃었니? 중요한 게. 지금 상담이고 나발이고. 왜 웃었니? 너 왜 웃었어?]

결국 상담원은 전화를 끊었습니다.

[상담원 A 씨 : 손님 전화 종료하겠습니다.]

[고객 : 야! 왜 웃었냐고. ○○아. 너 왜 웃었니?]

3분도 안 돼 이 고객은 콜센터에 다시 전화해 A 씨의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콜센터 관리자는 A 씨에게 고객에게 사과하라고 했고, A 씨가 사과를 할 수 없다고 하자, 바로 해고를 통보했습니다.

[A 씨/카드사 콜센터 전 직원 : 사과 전화를 못 한다고 하니까 짐 싸서 나가라고 지시하셨잖아요?]

[카드사 콜센터 관리자 : 저희가 말씀드렸잖아요. 그런(사과) 부분을 진행하는데 수용할 수 있는지. 안 된다고 하니까 저희가 (나가라고) 말씀드린 거죠.]

[A 씨/카드사 콜센터 전 직원 : 좀 많이 모멸감도 들고 이걸 해야 하나 그런 생각도 계속 들죠. 관리자한테 들은 얘기로는 '상담원들은 욕받이다. 우리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느냐. 욕받이 밖에 없다…']

카드사 콜센터 측은 부당해고 소지가 있어 해고 통보를 한 날 다시 출근하라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후 A 씨를 업무에서 배제 시켰습니다.

[A 씨/카드사 콜센터 전 직원 : 이제까지 제가 했던 업무를 다 듣고 다시 거기에서 잘못한 부분을 찾아서 쓰라고 하니까 이게 무슨 또 다른 징계의 형태잖아요.]

카드사와 콜센터 측은 재교육 차원이었다며 A 씨가 상처를 받았다면 사과한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김호진,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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