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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2015년, 환경오염으로 세계에서 900만 명 조기사망…미세먼지가 가장 큰 문제

[취재파일] 2015년, 환경오염으로 세계에서 900만 명 조기사망…미세먼지가 가장 큰 문제
21세기 인류가 직면한 문제 가운데 가장 풀기 어려운 문제 가운데 하나가 바로 환경오염 문제다.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곳곳에서 악화되고 있는 환경오염은 이제 지구생태계를 파괴하고 인류의 지속적인 생존마저 위협하는 상황이 됐다.

환경오염이 인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어느 정도나 될까? '랜싯 환경오염⋅보건 위원회(The Lancet Commission on pollution and health)'는 최근 환경오염이 인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고서를 최고 의학저널인 랜싯(The Lancet)에 발표했다(Landrigan et al., 2017). 전 세계 내로라하는 보건과 환경전문가 47명이 참가한 랜싯 위원회는 유럽연합과 미국 정부 등의 지원을 받아 2년간의 조사를 실시했다. 전 세계 환경오염이 인류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환경오염 때문에 발생하는 비용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환경 정의 문제까지 함께 논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5년 전 세계에서 환경오염으로 인해 당초 주어진 수명만큼 살지 못하고 조기에 사망한 사람이 900만 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전 세계 사망자 6명 가운데 1명꼴인 16%가 환경오염 때문에 조기에 사망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수치는 에이즈와 결핵, 말라리아로 사망하는 사람을 모두 합한 것보다 3배 이상이나 많고 전 세계에서 모든 전쟁이나 폭력으로 희생되는 사람보다는 15배 이상 많은 것이다. 또한 흡연이나 기아, 재해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보다도 많은 것으로 위원회는 분석했다.
대기오염 물질
오염원 별 조기 사망자를 보면 공기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가 650만 명으로 전체 환경오염으로 인한 조가 사망자 900만 명 가운데 가장 많은 72%를 차지했다. 이어 수질 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가 180만 명, 작업장이나 일터 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가 80만 명, 토양이나 중금속, 화학물질 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가 50만 명, 납 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도 50만 명 정도 되는 것을 분석됐다. 각각의 조기 사망자 합이 전체 조기 사망자 숫자와 조금 다른 것은 사망 원인을 일부 중복 계산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조기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공기오염의 주범은 바로 초미세먼지(PM2.5)다. 위원회는 대기 중 초미세먼지로 인한 실외 공기오염으로 전 세계에서 2015년 한 해 동안 420만의 조기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전체 환경오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조기 사망자 900만 명의 47%에 해당하는 수치다. 또한 요리할 때 발생하는 초미세먼지로 인한 실내 공기오염으로 조기에 사망하는 사람도 290만 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 사망자로 볼 경우 현재 인류가 직면한 환경오염 문제 가운데 가장 큰 문제가 바로 미세먼지 문제라는 뜻이다. 미세먼지 이외에는 오존으로 인한 공기오염으로 1년에 30만 명 정도의 조기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위원회는 분석했다.

문제는 이 같은 환경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는 가난한 지역이나 국가 그리고 취약계층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위원회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의 약 92%가 소득이 낮거나 중간인 국가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대표적인 예로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 동유럽, 아프리카 중남부 지역에서 조기 사망자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조기 사망자의 연령 분포를 보면 60살 이상에서 나이가 들수록 조기 사망자가 급격하게 늘어났고 다른 한편으로는 5살 미만의 영유아시기에 사망 위험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자나 영유아는 적은 양의 오염에 노출되더라도 치명적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영유아나 태아시기에 오염에 노출될 경우 조기에 사망하지 않더라도 평생 동안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를 짊어지고 살아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위원회는 분석했다.
동남권 미세먼지
환경오염은 경제적으로도 큰 부담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원회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질병으로 소득이 낮은 국가나 중간인 국가의 경우 국내 총생산(GDP)이 2%는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에 의료비용은 큰 폭으로 늘어나 고소득 국가의 경우 총 의료비용의 1.7%, 소득이 중간 정도인 국가의 경우는 7%까지 환경오염으로 인한 질환 때문에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질병 때문에 1년에 4조6천억 달러라는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총생산의 6.2%에 해당하는 천문학적인 비용이다.

환경오염이 인류의 건강과 경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이렇게 막대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무시되는 경우가 많다고 위원회는 지적한다. 특히 소득이 낮은 국가나 중간 정도인 국가에서는 환경오염의 영향이 과소평가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기구 또한 그동안 환경오염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위원회는 지적하고 있다.

오염 물질은 우리가 원치는 않지만 인간 활동으로 인해 지구 환경으로 들어오는 물질을 말한다. 줄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상황은 더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증가하는 에너지 소비, 새로운 물질과 기술, 급격하게 성장하는 도시와 산업, 이 모든 것이 한편으로는 생활수준을 끌어올리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환경오염을 불러오고 있다. 특히 개발이나 성장이 급한 개인이나 지역, 국가일수록 환경오염에 대한 문제는 간과되기 일쑤다.

환경오염은 이제 인류의 지속적인 생존까지 위협하고 있다. 특히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국가나 지역, 자신이 어렵다는 말조차 하기 힘든 취약계층부터 희생양으로 몰고 가고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지고 새로운 오염물질까지 등장할 경우 세계적으로 한 해 동안 발생하는 조기 사망자가 1,000만을 넘는 것은 시간문제일 가능성도 있다. 고소득 국가든 저소득 국가든 취약계층이든 아니든 인류 공동체와 지구 생태계가 함께 살아남기 위해서는 환경오염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관심이 절실하다.

<참고문헌>

* Philip J Landrigan et al., 2017: The Lancet Commission on pollution and health. The Lancet,  DOI: 10.1016/S0140-6736(17)32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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