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채용 비리 강한 질책…폐광지·강원랜드 '움찔'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23일) 채용비리에 대해 강도 높은 표현을 동원해 공공기관을 질책하고 전수조사를 지시하자 강원랜드는 물론 강원 폐광지역 사회가 움찔하는 분위기입니다.

강원랜드는 2012∼2013년 공채 교육생 518명 중 95%인 493명이 전·현직 정치인, 전·현직 경영진, 지역 유력인 등의 청탁으로 선발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폐광지 원로인 A(76) 씨의 '금품 청탁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지는 상황입니다.

폐광지역 사회단체들은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정선시민연대, 정선문화연대 등 정선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성명을 내고 엄정한 수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앞서 지난 20일에는 '고한·사북·남면·신동 지역살리기 공동추진위원회'(공추위)와 정선지역 4개 읍·면 번영회가 예외없는 수사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 이후 폐광지가 지불해야 할 사회적 손실도 우려했습니다.

내국인 출입 카지노 운영 주체 강원랜드 설립 근거인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폐특법)은 주민운동으로 제정됐습니다.

공추위는 폐특법 제정 주민운동을 주도한 단체입니다.

폐특법 시효는 오는 2025년까지입니다.

이번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올해 4월 폐광지에서는 폐특법 시효 연장 요청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폐광지역 경제회생이라는 입법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한 주민은 "지역사회도 청탁에 연루됐다는 의혹은 사실 여부에 상관없이 폐광지역 힘의 원천인 주민단체 목소리를 상당히 약화할 것"이라며 "주민단체가 힘을 잃으면 폐특법 연장 등 지역 현안 추진력도 떨어질 것이 분명하다"라고 말했습니다.

강원랜드 내부도 어수선합니다.

강원랜드 한 관계자는 "회사 관련 언론보도를 연일 나오는 데다 경영진 교체 시기까지 맞물려 조직 내부가 어수선하다"라고 말했습니다.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 임기는 오는 11월 12일까지입니다.

2012∼2013년 공채 교육생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부정취업 무효 검토 지시에 노심초사입니다.

이들 중 현재 416명이 근무 중입니다.

이는 강원랜드 전체 정규직 3천628명의 11.4%에 해당합니다.

강원랜드 또 다른 관계자는 "각자 처한 위치에 따라 이번 사태를 지켜보는 심정도 다르겠지만, 개인은 물론 조직의 미래 불확실성에 대한 걱정이 공통분모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강원랜드 관련 폐광지역 현안사업 추진은 사실상 중단 상태입니다.

태백시 지역현안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치매 등 노인요양사업 관련 강원랜드와의 협약식을 애초 20일 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사태로 25일로 연기됐고, 이마저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