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청와대, 취임하자마자 블랙리스트 기획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기획 시점이 당초 알려진 2014년이 아닌 정권 출범과 동시에 이뤄진 사실이 S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SBS가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을 통해 입수한 청와대 문건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식 다음달인 지난 2013년 3월 청와대는 문화예술계 건전화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했습니다.

이른바 문화계 좌파 세력이 "김대중 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각종 특혜를 받으며 헤게모니를 장악했고, 사회분열과 갈등을 획책한다"는 내용입니다.

문건에는 문화계 좌파들이 '정치를 오염' 시킨다는 표현과 함께, 대형 영화사들이 건전영화 투자를 외면하며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고 적고 있습니다.

문건에서는 해결책으로 '지원금을 무기'로 한 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를 제시합니다.

비슷한 시기 집행된 100억 원 규모의 문화계 정부 지원금을 예술 공헌자 위주로 선정하고 민예총, 문화연대 등은 철저히 배제해 '점진적 격리를 추진'하라고 지시합니다.

첨부한 명단에는 문화예술 단체를 비롯해 방송인 김제동, 가수 윤도현 등의 소속사와 탁현민 현 청와대 행정관, 영화감독 이준익, 개그우먼 김미화, 배우 김여진 씨 등이 등장합니다.

그 동안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김기춘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 주도 아래 2014년 이후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블랙리스트 문건이 새롭게 알려지면서 김기춘 실장 이전 블랙리스트를 기획한 청와대 고위 인사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