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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탈원전 성적표, 한국이 세계 꼴찌"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방송일시 : 2017년 10월 20일 (금)
■대담 : 서균렬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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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고리 재개됐지만 국민의 엄중 경고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 신재생 에너지 안착까지 원전을 버팀목 삼자는 논리 통한 것
- 경주 지진 등 안전 우려에 확실한 점검 필요해
- 원전 밀도·인구 밀도, 세계 최고…사고 시 뚜렷한 대책 없어
- 경제효과, 1만 2천 개 일자리와 100조 넘는 이윤 생겨
- 한국의 태양광, 풍력 에너지 비율 2%…세계 최하위 수준


▷ 김성준/진행자:

앞서도 전해드렸습니다만 신고리 5·6호기 원전 건설을 놓고 그동안의 찬반논란. 이제 마무리가 됐습니다. 오늘(20일) 건설 추진과 백지화를 가늠할 최종 공론조사 결과가 나왔는데 건설 재개가 59.5%로 중단 40.5%보다 높게 나왔습니다. 앞으로 건설이 재개는 되겠습니다마는 안전문제라든지 여러 가지 극복하고 짚고 가야 할 문제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지금까지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를 주장하셨던 분이죠. 서균렬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 교수 연결해서 말씀을 한번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서균렬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

네. 반갑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네. 이번 공론화 과정 어떻게 지켜보셨나요?

▶ 서균렬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

상당히 흥미진진했었는데요. 첫 번째 시작부터 일단 말씀드렸던 적이 있는데 에너지 쪽 민주화가 시작되는 것은 굉장히 좋은 부분이다. 그런데 이게 잘 진행될 것인지. 물론 도중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는데 어쨌든 결론적으로 볼 때 이런 정도면 첫 번째치고는 굉장히 좋은 결과를 얻었다. 지금 보면 물론 신고리 5·6호기는 재개할 수 있게 됐지만 국민께서 주신 엄중한 경고라는 것은 원전 축소가 50% 넘지 않습니까? 이것을 원자력계에서는 굉장히 겸허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우선 원전 축소 문제 이전에 신고리 5·6호기만 놓고 이야기를 할 때, 오늘 발표 보니까 조사 회차를 거듭할수록 건설을 재개해야 한다는 쪽 의견 비율이 높아졌고. 특히나 2~30대의 경우 조사 회차가 거듭될수록 재개 쪽의 지지하는 증가폭이 더 컸다고 하는데. 이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 서균렬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

둘 다 상당히 의외의, 뜻밖의 결과이긴 한데요. 일단은 어떻게 보면 부분적이긴 하지만 그동안의 공포수준으로 몰아붙였던 원자력의 불안요소, 사고 요인, 후쿠시마에서의 1,368명 사망자. 이런 부분들이 사실과 달리 현실적으로 실제로는 그렇게 위험한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사망자도 결국 한 명도 없었다. 이런 부분들이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사실로 하나씩 증명이 되면서 그런 불안을 떨치다 보니 그렇다면 그것보다도 훨씬 더 안전한 원전이라고 하니 만약 안전만 잘 지켜줄 수 있다면 어차피 30% 가까이 진행된 신고리 5·6호기를 굳이 이런저런 매몰 비용까지 3억 원 내지 경우에는 4조 원까지 가는 비용을 부담하느니 차라리 끝까지 짓고 신재생이 안착할 때까지 버팀목으로 삼으면 되겠다는 논리가 이번에 통한 것 같습니다. 안전 못지않게 경제, 일자리 놓치게 된 부분들도 되찾게 된 것이고요. 그래서 아마 경제 쪽에 국민, 사실은 시민참여단이죠. 무게를 더 실어준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경제 쪽에 무게가 실렸기 때문에 원전 공사는 재개하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에 대한 우려, 안전에 대한 요구는 굉장히 높은 것 아닙니까?

▶ 서균렬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이번에 사업자도 그렇고 정부, 원자력안전위원회도 그렇겠죠.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여서. 24일 국무회의 통과하고 전체 정부 의회에서 마지막 결단이 따르겠지만 거기에 따라 바로 재개를 하는 것보다는 물론 여태까지 석 달 조금 넘게 멈춰있긴 했지만, 이왕 이렇게 된 것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안전점검을 좀 더 하자는 것이죠. 왜냐하면 건설 허가 이후에 발견된 활성단층, 지진, 경주 지진이 사실은 건설 허가 난 직후에 있었단 말이죠. 그리고 여러 논의가 들어간 문제들은 이번에 한 번 짚고 넘어가자. 그렇지 않으면 위험성에 대해서 다시 또 공론화, 도마 위에 오르게 되는 위기가 닥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신고리 5·6호기가 건설되는 현장 근처에 보면 그쪽에 원전이 많이 몰려 있잖아요. 고리 2호기, 3호기, 4호기. 이 주변 인구만 하더라도 한 400만 명 된다고 하는데. 거기가 애초에 경제성도 그렇고 안전성도 그렇고 제일 낫다고 해서 원전을 많이 지었겠습니다마는 이렇게 몰려 있는 것은 조금 문제 아닌가요?

▶ 서균렬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

그건 사실입니다. 조금 전에 말씀하셨지만 주변 30km 내에 부·울·경, 즉 부산, 울산, 경남까지 하면 한 380만 명인 데다 가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10기인데, 사실 10기는 아니고요. 신고리 5·6호기가 만약 재개된다면 이게 상업운전이 들어갈 때쯤 되면 고리 2, 3, 4호기는 하나씩 하나씩 퇴역하게 됩니다. 그렇게 보면 기본적으로 6기죠. 그럼에도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신고리 5·6호기 용량이 크기 때문에. 신고리 5기 하나가 쉽게 말하면 고리 2호기 2개만 하거든요.

그래서 분명히 원전밀도도 세계 최고이고 인구 밀도도 최고인 이것이 그렇다면 안전. 만에 하나 사고 났을 때 비상대책이 있어야 하는데 '판도라' 영화에서 보여줬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삽시간에 고속도로가 주차장이 될 수가 있겠죠. 그런데 그것에 대한 대책이 아직 뚜렷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들도 이번에 보듬고 나가야 할 것 같고 그렇지 않으면 정말로 안전사고가 일어났을 때 속수무책인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아무도 장담할 수는 없을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잠깐 경제성 이야기를 해보자면 신고리 5·6호기가 가져올 수 있는 경제효과는 어느 정도라고 보고 있습니까?

▶ 서균렬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

현재로 볼 때는 만 이천 명이 넘는 일자리가 있지 않습니까? 그것만 하더라도 큰 부분인데 앞으로 들어갈 비용이 현재까지 크게 보시면 약 2조 정도 보시면 되는데요. 아마도 6조 이상 들어갈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것까진 투자가 되겠지만 하루에 생산하는 전력량이 사실은 전기를 만들 때 들어가는 가스나 석탄으로 치면 12억 내지는 2기면 20억이 넘게 된다는 말이에요. 그런데 이걸 60년 운전한다고 치면 100조가 넘는 이윤이 생기는 것이죠. 그걸 따지면 분명한 이익은 이익인데 시민참여단이 지적하신 것처럼 안전성 문제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더욱이 60년 가야 하는데 거기에 대해서 어느 누구도 현재로서는 장담할 수 없다는 게 큰 걸림돌이긴 하죠.

▷ 김성준/진행자:

참 그렇습니다. 고리 5·6호기를 넘어서서 앞으로 정부의 탈원전 정책 기조 자체에 대한 평가를 잠깐 해주셨으면 좋겠는데. 결국은 이게 경제성과 안전성의 대결 아닙니까? 세계적으로도 탈원전으로 가고 있는 것은 맞는 거죠?

▶ 서균렬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

그렇게 보는 게 맞고요. 그 이전에 경제협력개발기구 나라 중에서 우리나라 성적표가 가장 초라합니다. 지금 보통 말씀하시는 태양광 또는 풍력이 결국 2% 정도밖에 안되거든요. 이건 아마 최하위 수준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20%까지 올리는 것이 기본적으로 맞습니다. 문제는 가격도 내려올 것이고요. 그래서 발전원가라고 하는 게 원자력만큼이나, 그것보다도 더 싸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만날 복병은 과연 그러면 이걸 설치할 땅이 있느냐는 겁니다. 그건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일단 산림 훼손을 해야겠죠. 그리고 해상으로 나가야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복병이 또 하나 있습니다. 작년 같은 경우 12월 12일 독일에서 신재생 에너지가 100% 전력에서 2%밖에 만들지 못합니다. 그럼 어떻게 될까요? 결국은 갈탄이 될 것입니다. 독일에는 갈탄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석탄이 나지 않지만요. 석탄이 됐건 LNG가 됐건 원자력이 됐건 버팀목이 있어야 하니까 예비율을 높이지 않으면 수급에 문제가 있을 수가 있게 되겠죠. 그리고 두 번째 문제는 전력 요금이 조금씩, 물론 현 정부 때는 누를 수 있지만 다음 정부 때 올라가게 되겠죠. 그걸 국민께서 감당하셔야 할 부분이 되겠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독일이 완전 탈원전 선언을 했는데 탈원전 선언하기 위해서 준비를 20년이나 했다는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 서균렬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

네. 맞습니다. 18년 동안 했고 2년 동안 국민투표를 거치고. 메르켈 총리가 후쿠시마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다시 원전으로 회귀하려고 하다가 다시 두 번째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탈원전을 선언하고 2020년, 앞으로 5년 후면 원전에서 나오는 게 0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전력요금은 당연히 오르는 거죠.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물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가능성, 그러니까 햇볕이 있고 없고, 바람이 불고 안 불고이기 때문에 일단 설비 용량을 보통 20%만 하면 되는데 5배로 늘려야 합니다. 안 돌아갈 때, 또는 햇빛이 나지 않을 때를 위해서 말이죠. 이렇게 하다 보니 전력망을 또 깔아야 하고요. 그리고 이쪽이 안 되면 저쪽에서 끌어오고. 지능형으로 가야 해요.

▷ 김성준/진행자:

스마트 그리드 이런 것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 서균렬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

그러니까 경우에 따라서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전력망에 많은 투자가 된 것이죠. 그러다 보니까 쉽지만은 않은 과제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래서 미리 준비가 잘 됐으면 탈원전이라는 것에 대해서 보다 본격적으로 갈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아직은 좀 시기상조인 면이 있고 빨리 준비를 서둘러야겠다는 말씀이시네요.

▶ 서균렬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

그렇습니다. 우리가 너무 섣불리 하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이지요.

▷ 김성준/진행자:

잘 알겠습니다. 다른 모든 정책이 그렇습니다만 이 원전 정책만은 너무 서둘러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너무 그냥 방치해 두고 그대로 가도 안 되는 굉장히 중요한 정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서균렬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

네. 고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서균렬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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