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참칭' IS 수도 무너졌다…쿠르드·아랍군 "락까 장악"

국가를 참칭한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상징적 수도 시리아 락까에서 17일(현지시간) 패퇴했습니다.

미군을 등에 업은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은 시리아 중북부 도시 락까를 완전히 장악했다고 선언했습니다.

SDF의 탈랄 셀로 대변인은 "이제 우리 군이 락까 전체를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제동맹군이 SDF를 앞세워 락까로 본격 진격한 지 4개월여만입니다.

IS는 락까를 장악하고 나서 3년9개월만에 이 도시에서 쫓겨났습니다.

셀로 대변인은 "락까에서 군사작전을 끝냈지만, 비활동 조직원을 수색·색출하고 있다"면서 "지뢰 제거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SDF는 조만간 공식적인 해방선언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SDF 측 민간인 기구, 락까시민위원회와 락까 내부 IS의 협상에 따라 조직원·가족 약 3천 명이 지난 주말 철수한 뒤라 대규모 지상전은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그간 국제동맹군은 IS와 협상은 배제했지만, IS의 '민간인 방패' 전략에 결국 굴복했습니다.

협상에 따라 시리아인 IS 조직원 275명이 항복했다고 전해졌으나 이들에게도 철수가 허용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락까 잔류를 택한 일부 조직원이 도시 중심부 알나임 순환로에서 마지막 저항을 벌였으나 곧 SDF에 제압됐습니다.

'지옥의 로터리'로 불린 나임 순환로는 IS 압제하에서 야지디족을 비롯한 포로를 공개 처형이 벌어진 상징적 장소입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국제동맹군의 락까 작전이 계속되는 4개월 남짓 동안 3천25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사망자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1천130명이 민간인입니다.

실종자도 수백 명이나 돼 사망자 집계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이 단체는 우려했습니다.

고향이 '해방됐다'는 소식에 시리아 피란민은 감격을 토로했습니다.

시리아 북부 코바네로 피란한 락까 주민 움 압둘라(44)는 AFP통신에 "기쁨을 뭐라 표현할 수가 없다"면서 "여동생이 울면서 전해주는 소식을 듣고 나도 따라 울었다"고 말했습니다.

한때 영국 크기의 IS 점령지는 잇단 패배로 시리아·이라크 국경지대 일부로 위축됐습니다.

미국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미국신안보센터의 니컬러스 헤라스 선임연구원은 "유프라테스 중류 일대가 시리아 IS의 무게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