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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취업 준비하다가 쓸쓸하게…'청년 고독사' 늘어나는 이유는?

정윤식 기자 jys@sbs.co.kr

작성 2017.10.17 16:46 수정 2017.10.17 16:50 조회 재생수27,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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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리포트+] 취업 준비하다가 쓸쓸하게…청년 고독사 늘어나는 이유는?
지난 8월 부산 연제구의 한 원룸에서 29세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오랫동안 취업이 되지 않아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던 A 씨는 두 달 전부터 가족들과 연락이 끊어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버지가 A 씨의 집을 찾았을 때는 이미 시신의 부패가 심해 사망 원인조차 밝히긴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비슷한 일은 2년 전에도 있었습니다. 지난 2015년 2월 서울 강남구의 한 원룸에서는 29세 B 씨가 쓸쓸한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B 씨의 시신은 월세를 받기 위해 찾아간 집주인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당시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고 있었던 B 씨는 '외롭다'라는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은퇴 이후 사회적으로 고립된 고령층의 문제였던 고독사가 최근 20~30대 젊은 층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 홀로 맞이하는 죽음…이름마저 외로운 '고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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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 정의>
고독사란 가족, 이웃, 친구 간의 왕래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혼자 살던 사람(독거인, 1인 가구)이 홀로 임종기를 거치고 사망한 후 방치되었다가 발견된 죽음
출처: 서울시복지재단 '서울시 고독사 실태파악 및 지원 방안 연구' //고독사(孤獨死)는 문자 그대로 풀이하면 '홀로 외롭게 맞이하는 죽음'을 의미합니다. 서울시복지재단의 '서울시 고독사 실태파악 및 지원 방안 연구'에 따르면 고독사는 독거인이나 1인 가구가 홀로 사망한 후 방치되었다가 발견된 죽음으로 정의됩니다. 해당 연구에서는 고독사를 유사개념인 독거사(獨居死)와 무연사(無緣死), 고립사(孤立死) 등을 통해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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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사(獨居死) 홀로 맞이한 죽음을 통틀어 말함
무연사(無緣死) 사망 후 시신을 인수할 사람이 없는 죽음
고립사(孤立死) 사회적 고립이나 정서적 고립으로 인한 죽음 //사회적으로 고립된 상태(고립사)에서 홀로 사망한 경우(독거사) 고독사로 볼 수 있다는 게 서울시복지재단의 설명입니다. 또 시신을 인수할 가족이나 지인이 없는 죽음(무연사)도 사회적으로 고립된 독거 상태에서 사망했다면 고독사에 해당합니다. 비존엄사(非尊嚴死)로 분류되는 자살도 고립사이면서 독거사인 경우도 고독사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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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개념으로 정의하는 고독사
출처: 서울시복지재단 '서울시 고독사 실태파악 및 지원 방안 연구' //■ 적지 않은 청년 고독사…20대 보다는 30대가 많아

고독사 현황을 파악하려면 거주 형태나 사회적 고립 여부 등이 복합적으로 고려돼야 합니다. 하지만 다양한 요소를 반영해 연구한 자료도 없는데다 고독사에 대한 서울시복지재단의 정의도 공식적인 것은 아닙니다. 고독사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다 보니 공식통계도 없어 유사개념인 무연사 현황으로 유추하는 실정입니다.

보건복지부의 자료에 따르면 2011~2015년 사이 무연고 사망자는 2011년 682명, 2012년 719명, 2013년 878명, 2014년 1,008명, 2015년 1,245명으로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독사는 독거노인 등 고령층의 문제일 것 같지만 20~30대 젊은층의 고독사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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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0~30대 고독사 확실 및 추정 사례>
서울시 고독사 확실 및 추정 사례 2343명
20~30대 328명 전체의 14%
출처: 서울시복지재단 '서울시 고독사 실태파악 및 지원 방안 연구' //서울시복지재단의 분석에 따르면 2013년 서울시에서 발생한 20~30대 고독사 확실 및 의심 사례는 20대 102명 30대 226명으로 328명으로 전체의 14%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강남구의 경우 2013년에 발생한 30대 고독사 사례가 35건으로 전 연령 중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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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강남구 고독사 확실 및 추정 사례>
10대 0명 / 20대 13명 / 30대 35명 / 40대 23명 / 50대 33명 / 60대 15명 /70대 13명 / 80대 12명 / 90대 이상 4명 출처: 서울시복지재단 '서울시 고독사 실태파악 및 지원 방안 연구' //■ "취직하고 싶었는데…" 청년 고독사가 늘어나는 이유는?

청년 고독사가 증가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로 분석됩니다. 우선 1인 가구에 대한 사회 안전망의 부재가 청년 고독사의 원인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지난 11일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청년층 1인 가구의 주거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우리나라의 1인 가구는 전체 1699.2만 가구 중 30%에 육박하는 539.8만 가구로 집계됐습니다. 20~39세 이하 청년층 1인 가구는 187만 8천 가구로 전체 가구의 11.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취업 준비 중이거나 사회초년생인 20~30대의 경우 경제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청년층 1인 가구는 월세나 전세 등 임차 가구 형태로 거주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특히 청년층 1인 가구 중 20~29세 청년의 65% 이상이 월세에 거주하며 매달 20만~40만 원의 임차료를 내고 있었습니다.
<청년층 1인 가구의 주택 점유 형태>
월세: 62.9% 전세: 21.0% 임차 가구 비중 84%
출처: 2015년 인구주택 총 조사 //청년실업률도 문제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8월 청년실업률은 9.4%로 1년 전보다 0.1%p 상승했습니다. 1999년 8월 10.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다수의 청년은 취업을 준비하면서 사회적, 정신적으로 고립된 삶을 선택합니다. 최소한의 인간관계까지 포기하고도 취직이 되지 않는 등 불확실한 미래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는 겁니다.

최근 발생한 20~30대 고독사 사례가 혼자 사는 취업준비생이었던 점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고독사에 대한 정의가 명확해지고 공식적인 통계 자료가 마련되는 등 다각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고독사는 감춰진 우리 삶의 고통이 드러난 것이기 때문에 정책적인 접근과 함께 문화적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고"고 강조했습니다.

(기획·구성: 정윤식, 장아람 / 디자인: 임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