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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임당이네?" 건네진 돈 봉투…강남 재건축 수주전 폭로

<앵커>

서울 강남에 재건축 아파트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서 한 건설사가 주민들에게 명품 가방부터 시작해서 현금이나 가전제품까지 뿌렸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경쟁을 하던 상대 건설사가 폭로를 한 건데 당국도 조사에 나섰습니다.

박수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서초구의 한 재건축 단지. 시공사 수주 경쟁이 한창이던 이달 초, 조합원 A씨는 한 건설사 직원으로부터 갑자기 봉투를 건네받았습니다.

[조합원 : 받아도 되는 건지 아닌지 내가 한번 볼게요.]

[건설사 직원 : 네네. 그러세요. 저는 열어본 적도 없어요. 신사임당(5만 원권)이네?]

[조합원 : 에이 좀 그렇다.]

[건설사 직원 : 하나, 둘, 셋, 넷, 다섯]

[조합원 : 55만 원인 거죠?]

[건설사 직원 : 50만 원이네요.]

당황한 A씨가 가져가라며 거부하자 직원은 받아달라고 애원합니다.

[조합원 : 나 (돈) 받았다는 얘기 듣고 싶지 않아요.]

[건설사 직원 : 아니 그러니깐 받았다고 하지 마세요. 조합원님 저 좀 살려주세요 진짜. 살려주세요. 이게 뭐겠어. 별것도 아니잖아.]

이 건설사는 돈 봉투 말고도 고급 청소기와 명품가방, 백화점 상품권을 주민에게 제공했고 재건축 조합 임원들은 따로 특별관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수주 경쟁을 벌였던 상대 건설사가 주민 제보를 받았다며 폭로한 건데 해당 건설사는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습니다.

최근 정부는 위법행위로 공사를 따낼 경우 시공권을 박탈하겠다고 건설업계에 경고한 바 있습니다.

건설사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수천만 원 이사비 지급과 함께 내년에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을 받으면 환수금 전액을 부담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재건축 수주전 과열이 업체 간의 감정싸움으로 번진 가운데 경찰도 수주 경쟁에 위법성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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