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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혐오와 증오 이겨내자"…여성 후보 도운 시민들

미국 동남부 노스캘롤라이나 주의 한 도시에 세워진 선거 홍보물입니다.

얼굴을 히잡으로 두른 여성의 얼굴 위로 이슬람교도를 비하하는 표현이 검은색 스프레이로 뿌려져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를 상징하는 철십자 문양과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도 적혀 있습니다.

이 도시의 시의원 선거 후보로 출마한 이슬람교도 여성 후보를 비방할 목적으로 누군가 의도적으로 홍보물을 훼손한 겁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본 시민들의 반응은 달랐습니다.

인종 간 갈등을 부추기는 혐오와 증오를 이겨내야 한다며 여성 후보를 돕기 위한 운동이 벌어진 겁니다.

[자이납 발로치/시의원 후보 : 시민들이 보내준 격려가 지금 상황을 바꾸는 데 큰 힘이 됐습니다.]

한 여성 미술가는 훼손된 홍보물 위에 새롭게 그림을 그려 미술작품 같은 홍보물을 만들어 주기도 했습니다.

[이전 홍보물보다 훨씬 더 아름답습니다.]

[아나 포드리스/미술가 : 이전부터 예술인들이 자신의 재능을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는 데 이용해왔습니다. 저도 이번 기회를 통해 증오의 메시지를 바꿔보고 싶었습니다.]

시의원 선거 후보로 나선 여성은 올해 나이 26살로 부모가 파키스탄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자 가정 출신입니다.

[발로치/시의원 후보 : 제게 진심 어린 도움을 주고, 저를 지지하기 위해 나와 주신 분들의 마음이 그 어떤 증오의 메시지도 극복할 수 있게 해줍니다.]

홍보물을 훼손한 사람의 의도와 달리 포용과 사랑의 힘으로 증오를 이겨내자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오히려 여성 후보가 선거에서 유리한 상황이 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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