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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땅굴서 하루 12시간…스마트폰 속 '피맺힌 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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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2시간을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좁은 땅굴에서 일하는 아프리카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 아이들이 겨우 캐낸 광물은 우리가 쓰는 스마트폰 부품의 원료가 됩니다.

스마트폰에 감춰진 아이들의 눈물을 정규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콩고 민주공화국의 한 광산, 벌거숭이 산에 폭우가 내려도 작업은 계속됩니다.

일꾼 중에는 채 10살이 안 된 아이도 있습니다.

진흙탕 속에 맨발로 뛰며 허둥대는 아이에게 관리인의 질책이 이어집니다.

아이들이 캐낸 광물은 콜탄으로 스마트폰 회로판 제조에 필수적인 재료입니다.

민주 콩고엔 전 세계 콜탄의 80%가 매장돼 있습니다.

콜탄 광산이 주로 반군 지역에 밀집한 탓에 아이들은 총이 아니면 삽을 들 수밖에 없습니다.

[도센/11살 : 엄마가 돌아가셔서 매일 일을 해야 해요. 흙 포대를 이고 날라서 머리가 아파요.]

금과 주석 등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다른 광물의 채굴 현장에서도 아동 노동 착취가 다반사입니다.

아이들은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좁은 땅굴에서 하루 12시간씩 일해 겨우 끼니를 때웁니다.

[금광 노동 청소년/15살 : 제 가족은 먹을 것도 돈도 없어요. 전 학교도 가본 적이 없어요.]

마스크도 없이, 매일 흙먼지를 들이마시고 채굴 작업으로 혼탁해진 물을 마시며 병들어 갑니다.

그러나 정작 콜탄을 판 돈은 고스란히 반군의 전쟁자금이 됩니다.

이런 이유로 유럽에선 정당한 임금을 주고 얻은 콜탄만 쓴다는 '페어폰', 즉 공정무역폰이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노동 착취가 사라지지 않는 한, 스마트폰에 새겨진 아프리카 아이들의 고통은 치유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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