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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되기 싫어?' 도둑질 공시생에 물건값 2천 배 협박

250원짜리 과자 하나에 50만 원…돈 뜯은 마트 주인

김기태 기자 KKT@sbs.co.kr

작성 2017.10.13 21:03 수정 2017.10.13 22:31 조회 재생수46,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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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무원 시험 준비생이 노량진의 한 마트에서 과자를 훔치다 걸렸는데 과자값의 수백 배를 물어냈습니다. 혹시 경찰서 가게 되면 공무원 자격에 문제가 될까 봐 마트 주인이 달라는 대로 거액의 합의금을 물어준 겁니다. 경찰은 마트 주인을 입건했습니다.

김기태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노량진의 한 마트에 경찰이 압수수색에 들어갔습니다.

[압수수색 경찰 : 판사가 발부한 영장입니다.]

물건을 훔치다 걸리면 벌금을 물리겠다는 경고장, 훔치다 들킨 사람이 쓴 합의서가 쏟아져 나옵니다.

[안선모/동작경찰서 형사과장 : 분위기상으로 마트를 못 나가게 하는 억압행위를 해서 피해자들의 심리적인 압박을 가중시켰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이곳에선 과자, 라면 같은 상품이 자주 사라졌습니다.

주인은 CCTV 30여 대를 설치해 감시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감시에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물건을 훔친 사람을 붙잡아 각종 협박으로 합의금을 받아낸 겁니다.

지난해 10월 라면과 소시지 3천 원어치를 슬쩍하다 걸린 한 중학생은 부모가 80만 원을 내야 했습니다.

[피해자 부모 : 신상을 다 공개하겠다. 가게 앞에다 사진이며 학교며 이름이며 다 기재를 하겠다고 협박을 했더라고요.]

한 재수생은 250원짜리 과자 하나를 훔쳤다 2천 배인 50만 원을 내놨고, 6천 원 정도의 과자를 훔친 공시생 즉 공무원 시험 준비생은 300만 원을 빼앗겼습니다.

1년 6개월 동안 29명에게서 3천30만 원을 뜯어냈는데 이들 중 13명이 공시생이었습니다.

[안선모/동작경찰서 형사과장 : 신분적인 약점을 이용해서 피해자들의 소소한 잘못에 대해서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해도 응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고.]

경찰은 특히 주인이 가게 직원들에게도 이런 수법을 지시했고, 돈을 얻어내면 이 중 10~30%를 나눠줬다고 밝혔습니다.

업주는 없어지는 물건이 너무 많아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경찰은 주인 48살 김 모 씨를 공동공갈 방조 혐의로, 직원 등 4명을 공동공갈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김병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