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전 세계 젊은이들이 한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드라마와 케이팝 등 한류 덕분이다. 마치 우리가 미드, 영드를 통해 쉽고 재미있게 영어를 배우듯, 드라마와 케이팝을 통해 한글과 한국 문화를 배우고 싶어 한다.
그 어디보다 이런 열기가 뜨거운 곳은 중국이다. 실제로 중국 시내 대형 서점과 아마존 중국 등 인터넷 서점에서는 한국 드라마를 소재로 한 한글 교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실제로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드라마 제작사들은 해당 출판사와 계약을 맺은 바 없다고 밝혔다. 심지어 이런 교재가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지조차 모르고 있었다며 황당해했다.
‘태양의 후예’의 경우, 국내 한 출판사가 중국 내 출판 저작권을 가지고 드라마를 소재로 한 소설을 이미 출간했다. 중국에서 이 드라마와 관련된 출판물을 내려면 반드시 이 출판사를 거쳐야만 한다. 하지만, 한글 교재와 관련한 계약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중국에서의 저작권 침해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콘텐츠 업체들은 중국 지사 등을 통해 꾸준히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워낙 방대한 양의 ‘카피’가 이뤄지다 보니 잡아내는 것도 쉽지 않다. 설사 침해 사실을 발견해서 항의를 하거나 조치를 취하더라도 ‘잠깐’ 사라졌다가 어느새 우후죽순 다시 생겨난다.
게다가 중국 당국이 한국의 사드 배치를 빌미로 ‘한한령’(한류 금지령)을 내려 중국 내 한국 콘텐츠 사업이 사실상 마비된 상황에서, 괜스레 잘못 건드렸다 ‘부스럼’이 날까봐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외에서 우리 기업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가지고 있는 정부도 별다른 힘이 되어주지 못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아직 제대로 된 피해 실태 파악도 못하고 있다. 그저 한한령으로 피해를 입은 기업이 직접 피해 접수를 하도록 피해접수센터만 운영하고 있을 뿐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위원회 소속 유은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다. 첫째, 문화체육관광부가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이 실태파악을 바탕으로 향후 이뤄지게 될 한중 FTA 추가 협상 시 저작권 부문을 치밀하게 다루라는 주장이다.
중국이 우리 드라마 등 콘텐츠를 마구잡이로 갖다 쓰면서 우리 저작권자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것도 큰 문제이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어설프고 부정확한 내용으로 자칫 한글 파괴나 한국 문화 왜곡이 심각한 수준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