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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육군, 작전환경 변화로 대규모 병력·장비 동원 작전 개념 도입

미 육군이 러시아 등 전력이 '거의 비등한 수준인 적국'(near-peer adversary)과의 대규모 전쟁을 상정해 병력 운용의 대형화를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작전 교범을 펴냈습니다.

미군 기관지 성조지에 따르면 미 육군 훈련교리사령부(TRADOC)가 발간해 10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 육군협회 연례행사에서 선보인 이 교범(FM 3-0 Operations)은 '철저한' 자기반성에서 출발합니다.

미군이 2001년 9·11 사태 이후 16년 동안 이라크,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이슬람 무장 반군 등을 상대로 한 대테러전에 주력하는 동안 러시아, 중국, 북한, 이란 등 적대국들은 미군의 전술과 취약점을 치밀하게 연구해왔습니다.

적대국들은 또 첨단기술과 예산을 투입해 기갑, 포병, 항공력, 드론과 사이버전 역량 등 군 현대화를 이뤘습니다.

이들의 이런 노력은 미 육군과 전력 면에서 거의 비등한 수준에 이르렀고, 결과적으로 미군이 누려온 (전력) 우위의 저하로 귀결돼 새로운 대응책이 필수불가결하게 됐다는 게 마크 밀리 육군 참모총장의 설명입니다.

TRAOC 산하인 육군 제병 센터의 마이클 런디 센터장(중장)는 이번에 펴낸 작전 교범이 병사 개인의 전투기량 연마에 중점을 둔 2011년 교범 이후 사실상 첫 전면적인 교과 과정 개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크림반도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촉발된 2014년 7월 우크라이나 내전에 군사 개입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맞서 선진 군사기술을 사용한 것이 이번에 펴낸 작전 교범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런디 중장은 "환경이 엄청나게 바뀐 데다 직면한 위협도 예전보다 훨씬 정교하고 현실로 다가왔다"면서, 미국이 냉전 이후 비등한 수준의 전력을 갖춘 적국과 충돌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인식 아래 새 교범은 병력이 2만여 명가량 되는 육군 사단 여러 개가 투입되는 대규모 전투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이는 최근 전쟁에서 '단골'로 개별 투입돼온 여단 전투팀과는 달리 사단이나 때에 따라서는 군단 규모의 대규모 병력과 전력을 투입하는 '재조정' 작업인 셈입니다.

새 교범의 또 다른 특징은 사이버전 수행 능력과 대공 방어력 보유를 강조한 점입니다.

각 사단은 자체적으로 사이버전을 원활히 수행하고 대공 방어력도 보유해 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는 이라크나 아프간에서는 필요 없었습니다.

우크라이나 내전에 개입하기 직전 러시아군은 장거리포 사격 직전에 드론을 동원, 우크라이나군 배치 지역을 정찰한 후 우크라이나군 1개 대대를 완전히 파괴하는 전과를 거뒀습니다.

러시아를 포함한 거의 비등한 수준의 전력을 보유한 적국 대부분은 장거리포를 주요 공격 화기로 사용하고 있는 현실에서 미국이 이 위협에 맞서려면 전투 일선에서 드론을 격추하거나 이를 교란해야 하고, 동시에 날아오는 적의 포탄이나 항공기로부터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런디는 강조했습니다.

이와 함께 대규모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육군을 개편하려면 미 본토와 해외 현지에 있는 전투훈련센터가 주관하는 훈련에 적응해야 합니다.

실제로 전투훈련센터는 지난 3년 동안 반군과의 교전과 비등한 수준의 전투를 교대로 상정한 관련 훈련이나 교육에 치중해왔지만, 앞으로는 미군의 사이버전 역량을 방해하고 항공 공격을 가할 수 있는 현대화된 적군에 맞서는 쪽에 큰 비중을 둘 것이라고 런디는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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