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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무상 "핵무기 대상 협상 동의 못 해…미국과 힘의 균형 도달"

북한 리용호 외무상은 북한은 자국 핵무기를 협상 대상으로 한 대화에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보도했습니다.

타스통신은 리 외무상이 평양을 방문한 자사 대표단과의 면담에서 '어떤 조건에서 북-미간 대화가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받고 이런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리 외무상은 "우리의 원칙적 입장은 핵무기가 협상 대상이 되는 어떤 대화에도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미국이 근원적으로 대북 적대 정책을 포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이미 여러 차례 밝혔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경제와 핵 개발 병진 노선을 지속해서 추진할 것이며 조국의 핵전력 완성을 위한 역사적 과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우리는 미국과 실질적 힘의 균형을 이루는 최종 목표를 향한 길에서 거의 마지막 지점에 도달했다"면서 "미국의 북조선 압사 정책이 근원적으로 사라지지 않는 한 우리의 핵무기는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리 외무상은 또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겠다고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달 유엔 총회 연설을 언급하며 "트럼프는 우리를 향한 전쟁의 심지에 불을 붙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우리 주민과 군대는 미국과 말이 아닌 불벼락으로 담판을 지을 것을 단호하게 요구하고 있으며, 최고지도자도 우리 전략군이 침략국 미국을 징벌 없이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점도 거듭 확인했습니다.

그는 "공화국 정부는 이미 안보리 제재 결의 이행 명분 아래 우리를 질식시키려는 모든 시도는 공격과 전쟁 행위와 마찬가지이며 그에 대한 대응으로 우리는 스스로의 최후수단 사용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여러 차례 천명해 왔다"고 주장했습니다.

동시에 "한반도 긴장 고조의 최대 원인은 미국 스스로에 있지만 미국이 주도한 불법적 제재 결의를 지지한 국가들도 적잖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어 "(한반도) 주변국들은 지난 세기 미국의 위협과 압박에 대항하기 위해 핵무기를 확보했다"며 "만일 그들이 오늘날 우리를 향한 제재와 압박 책동의 돌격대가 되려고 시도한다면 자신을 파멸시키고 화를 부르게 될 것"이라며 중국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습니다.

러시아와 중국이 제안한 한반도 위기의 평화적 해결 방안을 담은 '로드맵' 구상에 대해서도 "미국이 최대한의 압박과 제재, 도를 넘는 대북 군사위협에 매달리고 있는 현 상황은 협상을 진행할 분위기가 아니"라며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습니다.

리 외무상은 '새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에 어떤 입장인가'라는 질문에는 "문제는 그들이 민족의 자력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원칙을 어기면서 미국의 대북 정책을 맹목적으로 추종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그들(한국)이 미국을 추종하며 우리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추구하는 한 우리는 남북한 관계개선을 위한 어떤 전망도 보지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세르게이 미하일로프 사장을 단장으로 하는 타스 통신사 대표단은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초청으로 지난 9일부터 북한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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