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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개성공단 기업주 "북한이 공장을 돌리다니 낙심 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7년 10월 10일 (화)
■ 대담 : 정기섭 개성공단기업 비대위 공동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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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성공단 입주 기업 124곳, 협력업체 5천 곳, 관련 종사자 10만 명
- 직접 투자 기업들 대다수가 치명적 피해와 어려움에 빠져 있어
- 천여 명이 근무하던 공장의 경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
- 北 입장에서도 54,000여 명의 일터가 하루아침에 사라진 셈
- 우리나라가 개성공단 전력을 차단했지만 발전기 등으로 가동 가능
- 개성공단 무단 가동은 부당한 행위지만 상황은 우리가 만든 것
- 개성공단 폐쇄 후 1년 반이 지났지만 보상은 전혀 없어
- 희박해져 가는 개성공단 재개… 정부의 정당한 보상 바라
 
 
▷ 김성준/사회자:
 
북한에서 들어오는 소식들 요즘 좋은 게 정말 하나도 없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좋은 게 별로 없는 북한 소식입니다만. 지난해 2월이죠. 북한의 개성공단이 전면 폐쇄되면서 당시 개성공단에서 사업을 하던 기업인들이 모든 장비를 현지에 둔 채로 몸과 재고품들만 들고 나올 수밖에 없었죠.

여러분들 그 화면 기억하실 겁니다. 잔뜩 트럭 위에다, 또는 밴 같은 차 위에 옷이나 원자재, 재고품을 잔뜩 묶어서 참 슬픈 표정으로 개성공단을 빠져나오는 기업인들의 모습 다 보셨는데. 피해액이 지금 1조 원이 넘는다고 하죠.

그런데 최근에 북한이 개성공단을 무단으로 재가동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죠. 업주들이 현지에 남은 장비 이러다가 완전히 뺏겨버리는 것 아니냐,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 비대위 공동위원장님 연결해서 자세한 상황을 들어보겠습니다. 위원장님 나와 계시죠.
 
▶ 정기섭 개성공단기업 비대위 공동위원장:
 
네.
 
▷ 김성준/사회자:
 
지금 ‘네’라고 말씀하시는 목소리만 들어도 한숨이 나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개성공단 입주 기업 124곳, 협력업체가 5,000곳이 넘고 관련 종사자가 10만 명에 이른다. 이 수치가 정확한 겁니까?
 
▶ 정기섭 개성공단기업 비대위 공동위원장:
 
네. 정확한 겁니다.
 
▷ 김성준/사회자:
 
예. 이 많은 분들이 가동 중단되고 나서 벌써 1년 반이 넘었잖아요. 어떻게들 생활하고 계시나요?
 
▶ 정기섭 개성공단기업 비대위 공동위원장:
 
협력업체는 부분적으로 거래하거나 하니까 피해가 치명적이라고 볼 수는 없고요. 직접 투자 기업, 영업 기업 이런 곳들은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고. 그 쪽에 종사하던 분들은 대다수가 어려움에 빠져있습니다.
 
▷ 김성준/사회자:
 
지금 위원장님도 기업을 경영하고 계시는 거죠?
 
▶ 정기섭 개성공단기업 비대위 공동위원장:
 
예.
 
▷ 김성준/사회자:
 
위원장님이 경영하고 계시는 회사는 지금 어떤 상황인가요?
 
▶ 정기섭 개성공단기업 비대위 공동위원장:
 
저희들은 37년 전부터 국내에서 옷을 만들던 회사입니다. 대전에도 200여 명이 근무하는 공장이 있었고 개성에는 1,000명 정도가 근무하는 공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국내하고는 여건이 맞지 않기 때문에 지금은 사실상 개점휴업이라고 볼 수가 있고. 국내 여건에 맞는 다른 분야의 사업을 지금 준비 중에 있습니다.
 
▷ 김성준/사회자:
 
그러면 이제까지 하셨던 사업은 큰 손실을 보실 수밖에 없었겠네요.
 
▶ 정기섭 개성공단기업 비대위 공동위원장:
 
그렇습니다.
 
▷ 김성준/사회자:
 
그런데 북한이 갑자기 개성공단의 공장을 일방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이런 소식이. 이 소식 듣고 심정이 어떠셨어요?
 
▶ 정기섭 개성공단기업 비대위 공동위원장:
 
통일부 자체에서도 아직 확실한 상황을 확인은 못한 것 같고요. 더더욱 저희들도 확실한 현황을 파악을 못했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고. 북한이 일방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 개연성은 있다고 봅니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가 우려해야 할 일이다. 북한이 개성공단의 미래 자체를 어둡게 보고 포기하지 않은 다음에야 그렇게 할 수 있겠는가 하는 낙심을 하고 있습니다.
 
▷ 김성준/사회자:
 
그런데 지금 개성공단을 북한이 단독으로 일방적으로 재가동하는 개연성이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개연성이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뜻합니까?
 
▶ 정기섭 개성공단기업 비대위 공동위원장:
 
우선 북한만 일방적으로 요구할 수가 없는 게요. 우리가 작년에 합의를 깬 것은 우리 정부가 위법하게 깬 것이고요. 그리고 54,000명의 근로자가 근무하던 일터가 하루아침에 없어진 게 아닙니까. 북한 쪽 입장에서 볼 때는. 그렇기 때문에 그 사람들에 대한 개성 일대 근로자들에 대한 일터라든지 생활 문제가 상당히 큰 문제가 됐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성준/사회자:
 
그런데 기술적인 문제를 짚어보면. 우리가 개성공단이 잘 운영이 될 때 개성공단 전체 가동을 위해서 우리나라 쪽에서 전력을 공급해왔지 않습니까?
 
▶ 정기섭 개성공단기업 비대위 공동위원장:
 
그렇습니다. 전기는 우리가 철수하는 날 한 시간도 안 돼서 끊었습니다.
 
▷ 김성준/사회자:
 
끊었죠. 그런데 북한이 그 큰 개성공단을 다시 가동할 수 있을 만큼의 전력을 이런 짧은 시간 안에 준비해서 공급을 할 수 있을까요?
 
▶ 정기섭 개성공단기업 비대위 공동위원장:
 
그것은 각 사업장 단위로 발전기를 돌린다든지 하는 방식도 가능할 겁니다.
 
▷ 김성준/사회자:
 
개별 공장이 발전기를 돌려서 가동을 한다. 매일 무언가를 생산해내는 공장을 가동하는데 발전기 갖고도 가능합니까?
 
▶ 정기섭 개성공단기업 비대위 공동위원장:
 
가능하죠. 원론적으로는 가능한데. 여러 가지 양질의 전력이 공급될 때보다는 많은 문제가 파생은 되는데. 가동은 가능합니다.
 
▷ 김성준/사회자:
 
그런가요? 그렇다면 이게 북한이 개성공단을 자의적으로 재가동했다면. 그 가능성을 전제로 얘기할 때 남한과의 협력에 대한 기대를 저버렸다. 우리가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는 건가요? 아까 말씀할 때는 우리 측에서 작년 2월에 개성공단을 폐쇄할 때 그 자체가 합의 위반이기 때문에 북한 사정도 이해가 아주 안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씀하신 건데.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북한이 지금 상황에서...
 
▶ 정기섭 개성공단기업 비대위 공동위원장:
 
부당한 행위죠. 부당한 행위인데 상대가 부당한 행위를 할 수 있는 여건 조성 자체를 우리가 먼저 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그런 말씀을 드린 것이고. 북한의 행위가 정당한 행위라는 것은 아닙니다. 부당한 행위죠.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고요.
 
▷ 김성준/사회자:
 
지금까지 1년 6개월 이상 지난 상황인데. 1년 7개월 지난 거죠. 그 사이에 정권이 바뀌기는 했습니다만. 개성공단 철수한 것과 관련해서 정부로부터 보상 같은 것을 받으신 것은 있으십니까?
 
▶ 정기섭 개성공단기업 비대위 공동위원장:
 
정부가 바뀐 다음에 저희가 추가로 현재까지 지원을 받거나 더 보상을 받은 것은 전혀 없었고요. 작년에 보험 위주의 지원을 받았는데. 그 보험이라는 게 이자가 없는 적금 대출과 같은 겁니다. 그리고 전체 피해에 대비해서 1/3 정도에 불과한 돈이고요.
 
▷ 김성준/사회자:
 
1/3 정도요. 만약에 북한이 개성공단을 재가동해서 거기서 옷 같은 것을 생산해서. 우리가 수입할리는 없고 다른 나라에 해봐야 아마 추측컨대 일단 중국 같은 곳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북한이 개성공단을 가동해서 만든 옷 같은 것을 중국으로 수출하게 되면 이건 법이나 계약상으로 어떻게 되는 겁니까? 그게 가능한 건가요?
 
▶ 정기섭 개성공단기업 비대위 공동위원장:
 
북측이 하는 행위는 남북 합의에 대한 위반은 될 테고요. 오히려 수입하는 쪽에서, 중국에서 임가공 수입을 한다면 그 부분은 중국이 이번에 새로이 맺은 유엔제재안을 위반하는 게 되겠죠.
 
▷ 김성준/사회자:
 
내일 아마 개성공단 입주자들 긴급대책회의 하신다고 들었는데요. 어떤 논의가 진행될 것 같습니까?
 
▶ 정기섭 개성공단기업 비대위 공동위원장:
 
이 부분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요. 정부에 대해서도 이번 우리 문재인 정부가 들어설 때 기대한 바도 컸었는데. 실제 지금 개성공단 재개는 우리 바람과는 달리 점점 그 가능성이 희박해져 가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기업들이 입은 부당한 피해. 정부, 대통령의 직권 남용에 의한 위법적인 행위에 의해서 입은 피해에 대해서는 개성공단 정리 차원에서라도 기업들에게 정당한 보상을 해줘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 김성준/사회자: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정기섭 개성공단기업 비대위 공동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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