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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역설과 모순…전시 '아이러니 & 아이디얼리즘'

<앵커>

이어서 문화현장입니다. 화요일은 찾아가 볼만한 전시를 소개해 드립니다.

권애리 기자입니다.

<기자>

[한독 현대미술 교류전 '아이러니 & 아이디얼리즘' / ~12월 3일까지 / 경기도미술관]

탐스러운 튤립 송이들이 떠올라 있는 화면 위로 주가의 급락과 급등, 매도매수 순간을 중계하는 주식시장 중개인의 다급한 목소리가 깔립니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 한 뿌리가 집 한 채 가격에 팔릴 정도로 과열됐던 튤립 사재기 파동을 연상시키는 이미지들과 오늘날의 상황을 병치시킨 영상작업입니다.

자본주의가 태동한 이래 끊임없이 반복돼 온 거품 경제 현상들을 관통하는 좀 더 근원적인 욕망과 본능에 대한 작가의 성찰이 엿보입니다.

소의 탈을 쓰고 전시장에 드러누운 미대생과 개의 탈을 쓰고 앉아 있는 운전사, 전시장 바닥에서 몸을 포갠 현대 무용가들.

실은 진짜 사람들이 아니고 가상의 인물들을 상정하고 설치한 조각들입니다.

우스꽝스러운 인형 탈과 구걸하는 모습 비슷하게 표현된 장면 언뜻 사람같이 보이도록 관객을 속이는 조각품까지, 오늘날 미술작품이라는 것을 만들고 유통하고 감상하는 구조를 되짚어 보는 작가의 시각을 재치있게 연출했습니다.

한국과 독일에서 주목받고 있는 두 나라의 중진 미술가 8명이 내놓은 현실과 이상 사이의 무수한 파열음, 역설과 모순에 대한 이야기들입니다.

[김윤서/경기도미술관 학예연구사 : 일상생활에서 마주하는 아이러니, 모순들에 대해 작가들이 끌어내는 질문들을 통해서 모든 사람들이 함께 공감하는 전시를 만들기 위해, ('역설과 이상주의'라는) 전시 제목 아래 작가들의 질문을 마주할 수 있는 전시로 기획했습니다.]

현대미술의 흐름 한 자락을 만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경기도미술관에서 12월 초까지 진행된 뒤 KF 갤러리를 거쳐 내년 9월 독일 쿤스트할레 뮌스터에서 폐막하기까지 한국과 독일 양국에서 1년간 차례로 선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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