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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KAI·ADD 신임 수장에 '무기 문외한' 낙하산 간다

김태훈 기자 oneway@sbs.co.kr

작성 2017.10.10 13:22 수정 2017.10.13 09:18 조회 재생수8,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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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KAI·ADD 신임 수장에 무기 문외한 낙하산 간다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의 신임 사장과 국방과학연구소 ADD의 신임 소장 윤곽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KAI 신임 사장에는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이, ADD 신임 소장에는 고 노무현 대통령 후원자의 동생이 유력합니다. 둘 다 대선 캠프에서 일했던 인물들로 무기 개발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정부 산하기관의 수장 자리야 어차피 정권 공신들이 나눠먹기 마련입니다. 이번 정권은 안 그럴 줄 알았는데, 정권이 보수든 진보든 낙하산 인사는 권력의 필수 속성인가 봅니다. 그런데 KAI와 ADD의 수장 자리는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합니다. 무기를 모르는 낙하산들이 KAI와 ADD를 잘 이끌어 좋은 무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 KAI 신임 사장,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 내정

KAI 신임 사장에는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내정됐습니다. KAI의 최대 주주인 수출입은행이 오늘 KAI 이사회에서 김조원 신임 사장안을 상정해 통과시켰습니다. 주주총회를 넘어서면 김조원 전 사무총장은 KAI 사장으로 임명됩니다.

김조원 씨는 영남대 출신으로 21살에 행정고시에 합격했습니다. 감사원에서 25년간 재직했고 감사원 사무총장까지 올랐습니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대통령 공직기강 비서관을 지냈습니다. 지난 대선 기간에는 당연히 문재인 캠프에서 일했습니다. 최근에는 금융감독원장 하마평이 올랐던 인물입니다.

KAI 사장은 한국형 전투기 KF-X 개발, 미 고등훈련기 T-X 사업 도전, 각종 항공기 수출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당장 17일부터 열리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ADEX에서는 해외 바이어들에게 전투기 세일즈를 해야 합니다. 항공기와 경영 전문가라도 쉽지 않은 임무인데 정통 관료 출신의 항공기 문외한이 잘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수출입은행 측은 “주요 사업을 앞둔 KAI가 역량을 집중하도록 조직을 정비할 수 있는 인물”이라며 “오랜 감사원 근무경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아닙니다. 김조원 씨는 그저 낙하산일 뿐입니다. 낙하산의 성패는 KAI의 반등 여부에 달렸는데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게 군과 방산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 ADD 신임 소장 하마평에 오른 고 강금원 씨의 동생
[취재파일] KAIㆍADD 신임 수장에 ‘무기 문외한’ 낙하산 간다ADD 신임 소장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후원인이었던 고 강금원 씨의 사촌 동생, 강 모 예비역 공군 대령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강 대령을 ADD 소장에 앉히기 위해 군 출신 자격 요건을 장성에서 갑자기 영관급 이상으로 바꾸는 위인설법(爲人設法)의 꼼수까지 동원했습니다.

강 대령은 사이버 관련 전문가로 몇 년째 ADD에 몸을 담고는 있지만 무기 전문가는 아닙니다.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열심히 활동한 덕에 이번 정권에서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 청와대, 국정원에서 자리를 찾다가 ADD 신임 소장까지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DD는 국산무기의 총본산입니다. 전작권 환수의 필수 조건인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KAMD, 대량응징보복 KMPR의 무기를 만들어 내는 곳입니다. 최고의 무기 전문가가 이끌어야 하는 조직입니다. ADD 소장은 정권에 지분 좀 있다고 넘볼 수 있는 자리가 아닙니다.

이번 정부는 방위사업청장에도 무기, 기술, 과학과 무관한 자를 임명하더니 KAI와 ADD에도 방위사업청장과 결이 유사한 인물들을 들이밀고 있습니다. 북한은 과학자, 기술자들을 극진히 대우하며 핵과 미사일 개발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무기 개발의 정점에 낙하산들을 내리 꽂고 있습니다. 과학자, 기술자, 전문가들은 뒷전으로 밀어내고 좋은 무기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