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률이 높아진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2015년 장례문화진흥원 조사를 보면 화장 선호 이유로 ‘관리하기 쉬워서’(40.6%)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깨끗하고 위생적(36.2%), 절차가 간편하다는 점(13.6%) 순이었습니다. 관리하기 쉬워서라는 응답의 이면에는 경제적 요인이 있습니다. 묫자리를 마련하고 봉분, 묘비를 설치하는 데는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갑니다. 보통 장례 비용이 수천만 원을 넘어 가계에 큰 부담이 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화장을 선택하게 됩니다.
우리 국민은 화장 후 유골을 어떻게 안치하기를 바라고 있을까요? 지금까지는 납골당 선호가 가장 높았지만, 올해 조사를 보면 자연장을 원한다가 40.1%로 납골당 봉안 40.5%와 거의 비슷하게 나왔습니다. 이어 산, 강, 바다에 뿌리는 산골 15.9%, 화장시설 내 유골을 집단으로 뿌리는 유택동산 2.9%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납골당과 자연장 선호도가 비슷해진 건 올해 조사에서 새롭게 나온 트렌드입니다.
하지만 수목장도 단점은 있습니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공설 수목장의 경우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민간이 운영하는 경우 수목의 종류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고 초기 비용 부담이 적지 않습니다. 또 나무를 잘 관리하지 않으면 기후변화에 따라 고사하거나 병충해에 약해질 수도 있습니다. 나무가 행여 말라 죽거나하면 조상께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민간 수목장림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면서 불법, 편법 운영과 비싼 가격, 산지 훼손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건 주지의 사실입니다.
잔디장은 잔디를 입힌 땅을 30cm가량 파서 그 안에 유골함을 넣는 방식입니다. 뼛가루를 흙과 잘 섞은 뒤 그대로 묻거나 생분해성 유골함에 담기도 하는데 유골함은 옥수수전분 등으로 만들어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적으로 분해됩니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친환경 장례인 셈입니다. 잔디장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아직은 적지만 점차 이 방식을 선호하는 비율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잔디장이 비교적 잘 관리되고 있는 인천가족공원을 기자가 직접 가 보니 묘지라는 생각이 안들 정도로 잔디밭 공원에 가까웠습니다. 유족들은 그곳을 찾아 고인을 기억하고 추모했습니다.
수목장이든 잔디장이든 자연장을 선호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건 매우 긍정적입니다. 납골당도 인위적인 건물에 유골을 안치하는 방식이라 자연적이라고 말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반면 나무나 숲, 화초, 잔디 주변에 유골을 묻는 자연장은 후손들이 쓸 자연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방식이라 앞으로 이런 추세는 더 확산할 것으로 보입니다. 보건복지부도 국민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고인을 모시고 추모할 수 있는 공원형 자연장지 조성을 확대해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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