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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 낳은 웅녀가 먹은 음식은 마늘 아닌 무릇"

"단군 낳은 웅녀가 먹은 음식은 마늘 아닌 무릇"
▲ 무릇의 꽃

"이때 곰 한 마리와 범 한 마리가 한 굴에 살면서 늘 신웅(환웅)께 빌면서 인간이 되기를 발원했다. 신웅은 신령스런 쑥 한 단과 마늘 스무 매를 주었다." 일연이 편찬한 역사서 '삼국유사' 고조선 편의 일부입니다.

개천절이면 회자하는 단군신화의 내용은 삼국유사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환웅이 웅녀에게 준 음식은 쑥과 마늘이 아니라 쑥과 '무릇'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박광민 한국어문교육연구회 연구위원은 '한국동양정치사상사연구' 최근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단군 시대에는 중국이나 우리나라에 마늘이 없었다"며 마늘로 알려진 식물은 무릇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삼국유사에 이 대목은 '산이십매'라고 돼 있습니다.

오늘날 '산'의 의미는 마늘, 달래입니다.

하지만 박 위원은 단군신화의 '산'은 마늘과 달래가 모두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그는 "마늘은 서한 시대에 서역에서 들어왔다"며 명나라 학자 이시진이 엮은 책인 '본초강목'의 내용을 인용해 설명했습니다.

본초강목에는 "집에서 심는 산은 두 가지가 있다. 뿌리와 줄기가 작으면서 씨가 적고 몹시 매운 것이 산인데, 이것은 소산이다. 뿌리와 줄기 가 크면서 씨가 많고 매운맛이 나면서 단맛이 도는 것은 호인데, 이것이 대산이다"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여기서 호는 마늘, 산은 무릇이라는 것이 박 위원의 주장입니다.

그러면서 박 위원은 "달래는 매운맛이 그리 강하지 않아서 소산이라고 할 수 없다"며 "무릇은 큰 상수리 열매 정도 크기로, 무척 맵고 아려서 날로 먹을 수 없다"고 부연했습니다.

구황식물인 무릇은 한자로 석산, 조산 등으로 표기하며 쑥과 둥굴레, 잔대 등과 함께 10시간 이상 고아서 익혀야 먹을 수 있습니다.

박 위원은 "1946년 사서연역회가 삼국유사의 첫 번역본을 내면서 '산'을 마늘로 옮긴 뒤 수정되지 않았다"고 지적한 뒤 "지금이라도 마늘은 무릇으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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