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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비 대신 저축하고…" 첫째부터 망설이는 신혼부부

<앵커>

결혼한 지 5년이 안 된 신혼부부 가운데 35%, 42만 쌍 가까이가 자녀가 없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출산을 자꾸 늦추다 보면 결국 아이를 갖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겠죠. 젊은 부부들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연중기획, 아이 낳고 싶은 대한민국 노동규 기자입니다.

<기자>

직장인 오명희 씨는 퇴근하자마자 집으로 향합니다.

집에서 네 살 난 딸을 돌보는 시어머니를 생각하면 회식 참석이나 친구 만나는 것은 언감생심입니다.

[오명희 : 빨리 집에 가야죠. 조금이라도 더 (시어머니)일을 덜어드리는 게 좋고….]

그나마 딸과 나누는 대화가 하루의 스트레스와 피로를 잠시나마 잊게 하는 청량제입니다.

[머리 누가 이렇게 이쁘게 해줬어? 할머니?]

하지만 둘째 낳기는 아무래도 부담스럽습니다.

첫아이에 이어 둘째 아이 양육까지 시어머니께 부탁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자녀 한 명이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드는 양육비가 4억 원에 육박한다는 말까지 들으면 가슴이 답답합니다.

[경제적인 것도 그렇고, 두 명을 봐주셔야 되는 거잖아요. 저희 어머니 아직 젊으신데….]

직장인 윤성배 씨는 결혼한 지 4년이 됐지만, 아직 자녀가 없습니다.

자녀 계획은 아내와 협의해 일단 기한 없이 뒤로 미뤄놓은 상태입니다.

[윤성배 : 만족하면서 지금 현재를 즐기고 있고 육아비가 들 부분을 저축을 해서 집을 산다든지, 이걸 먼저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처럼 결혼이 갈수록 늦어지는 데다 그에 맞춰 첫 아이 출산도 늦어지고 있습니다.

여성이 첫째 아이를 낳는 나이는 지난 1993년 26.2세에서 지난해 32.4세까지 높아졌습니다.

둘째 출산을 고려할 때는 이른바 노산, 고위험 산모로 분류될 나잇대라 또 출산을 망설이게 됩니다.

[최슬기 교수/KDI 국제대학원 : 출산을 연기하다 보면 나중에 계획했던 것만큼 못 낳을 상황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출산 연기는)합계 출산율이 낮아지는 중요한 매커니즘 중의 하나죠.]

둘째, 셋째, 다자녀 출산을 장려하기에 앞서 첫째 출산의 부담을 덜어줄 정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박승원·신동환, 영상편집 : 윤선영, CG : 김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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