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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곳에 동원되는 소방 헬기…'귀빈 수송기' 둔갑

<앵커>

소방헬기는 원래 인명구조와 화재진압에만 써야 합니다. 그런데 일부 지방자지단체들이 별도 규칙을 만들어서 공무원 현장 시찰이나 지자체 행사에 소방헬기를 써 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박찬근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월 1일, 부산 해맞이 축제를 즐기는 인파 위로 헬기가 색색의 연막을 뿌립니다.

분위기를 띄우는데 사용된 헬기를 자세히 보니 구조구급에 쓰이는 소방 헬기입니다.

지난해 1월에는 부산시의원 5명이 소방 헬기를 타고 개발지역 일대를 시찰했습니다.

[부산광역시의회 의원 : (헬기) 교체가 필요하다 해서 아마 그때 탄 것 같고. 부산 개발돼 있는 것도 같이 한 번 본 것 같은데 내느낌이. (탑승했을 때 체크 하셨던 리스트가?) 솔직히 저희들은 전문가는 아니지 않습니까?]

부산시청 공무원 2명은 외국 대학을 유치하기 위해 지난 4월 대학 재단 이사장과 소방헬기를 함께 타고 부지를 시찰했습니다.

[부산시청 관계자 : 우리 입장에서는 유치를 빨리 확정을 해야 되고. 차로 가기가 너무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최근 1년 반 동안 부산은 4차례, 전북과 경북·경남은 1차례씩 소방 업무 외 용도로 소방헬기를 사용했습니다.

[공하성/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소방 공무원이 지방직 공무원이다 보니까 시도지사가 지시를 하면 반드시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소방헬기는 119 구조구급에 관한 법률에 인명 구조와 화재 진압용으로 명시돼 있지만 광역지자체 8곳에서는 별도 규칙으로 시정이나 도정에 쓸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홍철호/바른정당 의원(국회 행정안전위원회) : 재난업무에만 소방헬기를 쓰도록 했는데, 지자체가 임의적으로 규칙을 바꿔 목적 외로 활용한 것은 법령 위반사항입니다.]

지자체 규칙 재정비와 함께 소방 헬기의 출동 내역을 공개하는 시스템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영상취재 : 이재경·이병주·하 륭, 영상편집 : 장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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