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여성의 운전이 허용되지 않는 나라가 있는데요 이슬람 국가 가운데서도 가장 보수적인 사우디 아라비아입니다. 이 때문에 상당수 여성들이 몰래 운전하다 처벌을 받기도 했는데 이 금녀의 벽이 마침내 허물어졌습니다.
이대욱 중동 특파원입니다.
<기자>
사우디의 남성복장을 하고 흰 천으로 얼굴을 꽁꽁 싸맨 채 차를 모는 사람은 여성입니다.
여성 운전을 금지한 사우디 현실을 비꼰 행동인데 이 여성과 촬영한 남성까지 모두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사우디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여성 운전을 금지한 나라입니다.
여성이 운전하면 아이를 갖지 못한다, 성폭행 당하기 쉽다 같은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붙여 여성 운전을 막아왔습니다.
항의의 뜻으로 운전대를 잡는 여성들은 가차없이 감옥에 보내졌습니다.
[마날 알 샤리프/운전으로 체포 경험 : 몇 마일을 운전했다고 처벌받은 게 아닙니다. 사회 규율에 감히 도전했다고 처벌받은 겁니다.]
이런 사우디가 여성 운전을 전격 허용해 내년 6월부터는 여성에게 운전면허증을 발급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사우디의 개혁을 이끄는 32살 왕세자의 의지가 반영됐습니다.
2년 전 여성들에게 참정권을 준데 이어 여성 운전까지 허용한겁니다.
[사우디 운전 시도 여성 (2013년) : 직접 운전해서 자매들을 데려다 줍니다. 전 남성 운전자를 기다리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사우디 여성은 여전히 남성 보호자의 허락 없이는 직업을 갖지 못하고 해외여행도 못 갑니다.
사우디 여성의 제 권리 찾기는 여전히 먼 길이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