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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나온 노숙인 1만1천 명…알코올 의존·우울증 심각

<앵커>

우리나라 노숙인에 대한 첫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전체 노숙인은 1만1천340명이며, 이 가운데 보호 쉼터나 쪽방을 거부하고 길거리를 전전하는 노숙인이 1천522명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가장 많았고 20~30대도 8%에 달했습니다. 그리고 노숙인의 건강상태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송인호 기자입니다.

<기자>

노숙인들이 많이 몰리는 서울역 광장. 이불을 덮어쓴 노숙인들이 곳곳에 누워 있습니다.

[(괜찮으세요? 오늘 여기서 주무시려고요?) 내버려 둬요, 그냥. 이렇게 자면 되지.]

술병도 널브러져 있습니다.

[(얼마나 드셨어요?) 얼마 안 먹었고, 막걸리 한두 병.]

노숙인 2천여 명을 심층 면접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0%는 술을 마시고, 이 가운데 70%가 알코올에 의존하는 문제성 음주자로 나타났습니다.

그렇다 보니 고혈압과 당뇨 같은 신체질환은 물론 정신질환도 심각합니다.

전체 노숙인의 절반 넘게 우울증을 앓고 있으며 임시로 쪽방에 사는 노숙인은 이 비율이 83%에 달했습니다.

[쪽방 노숙인 : 반찬을 좀 준비해놓고 하려니까 힘들고, 혼자 있으니까 아무래도 좀 (외로워요.)]

이혼과 가족해체 등 불행한 가정사, 실직과 사업실패 같은 경제적 빈곤이 노숙과 알코올 의존, 우울증의 악순환을 낳는 겁니다.

[김현수/명지병원 정신과 전문의 : IMF 이후 또는 금융위기에 파산, 도산으로 인해서 가족들과 만날 수 없는 인간관계라는 측면에서 외로움과 우울을 깊게 경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복지부는 이번 실태조사를 토대로 노숙인의 의료·주거 지원을 강화하고, 이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자활 근로 사업도 확충하기로 했습니다.

(영상편집 : 박정삼, VJ : 김형진·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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